[단독] “전공의는 환자 곁에 돌아가고 싶다…정부는 제발 질문에 답해달라”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단독 인터뷰

사직 전공의 대표화자로 나섰던 류옥하다씨가 전공의 복귀를 언급했다. 정부가 서울대 의대 비대위의 의대정원 추계얀을 검토한다는 조건이다.  [사진=류옥하다 제공]
사직 전공의로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류옥하다(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 씨가 ‘복귀’를 언급했다. 1만 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빠르게 무너지는 의료시스템 붕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다만, 정부에는 전공의들이 현 사태를 납득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도 달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전공의) 사직의 물결은 어느 날 갑자기 던져진 정책에 대한 거대한 질문이자 항의였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답변이 아니라 탄압이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표시하자마자 2월 7일 집단행동 교사 금지, 16일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후 상황은 모두가 알다시피 악화일로다. 환자분들은 물론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님,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 모두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전공의들이 돌아가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 제발, 정부는 대화라는 말만 하지 말고,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이나 하다못해 제대로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라도 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류옥하다 씨와의 일문일답.

-전공의 복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건은 있나?

일단은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한 합리적인 의대증원 추계를 정부가 검토하는 것이다. 2월 정부가 갑자기 2000명 증원안을 내놓았을 때 전공의로서 느낀 감정은 ‘황당함’이었다. 3000명이었던 정원에서 갑자기 2000명을 더 늘리는 것만으로도 의료생태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일이다. 더욱이 2025학년도부터 당장 실시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황당함은 곧 분노로 바뀌었다. 나를 포함해 당사자들인 젊은 의사들은 항의의 표시로 하나, 둘 그리고 곧 물결을 이뤄 병원을 떠났다. 그때부터 우리는 꾸준히 질문해 왔다. 정부가 무슨 근거로 이런 추계를 냈냐는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답만 돌아왔다. 결국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연구 공모를 통해 올해 안에 ‘과학적 추계안’을 도출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이것을 검토하고 정말 납득할 만한 대답을 돌려준다면 병원으로 돌아가는 전공의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

-류옥 씨는 그간 강경한 입장의 전공의 대표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장이 다소 변화한 것 같다

사실 초기에는 ‘복귀’라는 단어에 대해서 꺼내지도 않을 만큼 강경했다. 그만큼 정부 정책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의료진들이 지쳐있고, 환자들의 불안도 점차 커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무고한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더 나올 것이다. 나 한 사람의 힘으로만은 될 리 없지만, 이대로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고 싶었다. 좋든 싫든 지금까지 값싸고 질 높은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떠받쳐 온 건 전공의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지만, 당장 핵심축이 자리를 잡은 다음에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환자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일 것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전공의들은 분명히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싶었다.

처음에는 분노와 불신이 너무 커서 모든 문제를 잡아먹더라. 그러나, 환자 단체 분들과 다양한 분들과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국민들의 지지 없이 승리한다면, 그래서 결국 폐허 위에서 승리를 얻는다면 이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복귀’라는 단어 자체를 꺼리는 전공의들도 있는 걸로 안다

맞다. 의료계 내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가진 힘이 매우 크다. 개인적으로 정부의 강경한 언어와 태도가 이들에게 더 힘을 실어줬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초기에 ‘정부가 파업을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을까. 근데 정말 중요한 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닐까? 지금 정부와 의료계는 끝없는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의료계 일부와 강경 전공의들의 과격한 발언에 다수의 전공의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고 있다. 만약 정부가 정말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다양한 전공의들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채널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고 본다. 이해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제대로 물어보고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어떤 형식이든 좋다.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언로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의협 주도의 협의체가 나온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의정갈등의 핵심에 있는 이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이다. 결국 이들이 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본다.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판이나 채널이 없다. 이미 말했듯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 오히려 평범한 전공의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잃어버렸다. 주변 전공의들 가운데서도 대화에 나서고 싶은 이들이 있다. 그러나 정부도 무늬만 대화를 내세우고, 여기에 대응해 의료계도 날 선 반응을 쏟아내는 지금의 환경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당장 의료계 전체의 배신자로 낙인찍힐 위험도 있다.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순간, 나도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해결을 위해 목소리는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결심한 것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전공의가 원하는 것은 질문에 대한 진실성 있는 답변과 대화다. 결코 싸우자는 게 아니다. 진심이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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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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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i*** 2024-05-03 08:46:22

      어어가 없다. 의사증원이 의사 허락받아야 하는건가? 당황하면 환자팽개치고 담함하고 죽으라고 내버려두나? 의사가 이미 아니다. 파렴치한들이다. 이대로 3억 수입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악쓰고 있느거네.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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