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서울대병원, 대금결제 지연…약 유통회사 ‘불똥’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약값 결제 3개월 연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부 대학병원이 의·정 갈등으로 경영 사정이 어려워지자 의약품 대금 지급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들이 경영 악화 충격이 의약품·의료기기 유통회사 등으로 전파되고 있는 양상이다.

2일 의약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달까지 지급해야 하는 약값 결제를 연기하고, 다음 지급 기일인 7월 말에 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병원은 대금 결제기일이 6개월인 대부분 상급병원들과 달리 기일을 3개월로 적용하는 등 제약·유통 회사에 우호적이었으나, 의료 갈등으로 적자가 쌓여가자 지급 지연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의료 공백 악영향이 의약품 유통과 제약, 의료기기 업체에 연쇄적으로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계열을 제외하고는 오는 6월 말쯤 대금 지급일이 도래하는데 이때 지급 지연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수술이나 진료 건수를 줄이다 보니 업계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는데 이게 현실화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제때 잡혀야 할 금액이 잡히지 않기 때문에 관련 기업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최근 제약바이오협회와 제약사들에게 고통을 분담하자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 대금 지급 기한을 늦추는 등의 조치를 바란 것이다.

이에 대해 제약바이오협회는 “의약품유통협회의 공문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협회가 개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업계도 시름이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의료기기 판매량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금결제까지 지연되면서 도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료기기 업체들의 매출이 이전과 비교해 70% 정도 감소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매출 감소와 결제 대금 지연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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