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는 왜 ‘프롤로테라피’를 주목하게 되었나?

[윤현옥의 재생치의학 세계]

우리에게 조금 생소하다 할 수 있는 ‘프롤로테라피’(Prolotherapy)가 미국에선 뼈와 근육 치료법으로 널리 쓰여왔다. 30년도 더 넘은 1993년에 이미 50만명(미국정형외과학회)이 시술을 받았을 정도다.

프롤로테라피는 고농도 포도당과 같은 재생촉진 증식물질을 체내에 주입하는 술식이다. 통증과 기능장애가 있는 관절주위 인대나 힘줄에 증식재료를 주사하는 것이다.

프롤로테라피는 만성 턱관절 질환의 근본적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사진=클립아트코리아]
프롤로테라피가 치과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벌써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사와 치과의사 라이선스를 함께 갖고 있던 미국의 슐츠(L. Schultz)가 ‘차전자 기름’(sodium psylliate)을 턱관절에 주사했던 것을 역사적 시작점으로 본다. 1937년, 그는 이를 미국의학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턱관절 통증 치료 증례로 보고했다.

그 후 코넬대 출신의 일반외과 의사였던 조지 해켓(George S. Hackett) 박사가 다양한 프롤로테라피 재료를 임상에 적용하며 이를 발전시켜 나갔다. 해켓 박사는 그 효과를 정리한 ‘프롤로테라피를 이용한 인대와 건(腱)의 이완 치료’(1956년)를 발표했다. 이 책을 통해 현대적 프롤로테라피 치료의 개념이 정립되고 체계화됐다. 이후 프롤로테라피는 근골격계 만성통증 치료법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선 중앙대 의대 서경묵 교수(재활의학과)가 1998년 최초로 도입했다. 미국 시카고 러스크(Rusk)재활센터에서 연수를 했던 결과였다.

이후 국내에서도 재활의학과는 물론,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인체의 모든 관절부위에 프롤로테라피를 적용하는, 다양한 시도가 시작됐다. 특히 어깨의 회전근개 파열, 테니스 엘보, 퇴행성 슬관절염, 발목인대 손상, 연골 손상, 목과 허리의 디스크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되어왔다.

그러면 통증이 줄어들고, 관절 인대 힘줄 근육 등이 차츰 재생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이나 수술보다는 우리 몸의 재생 세포들 활동을 북돋아 몸이 스스로 낫게 만드는, 즉 환자의 자연 치유 매커니즘을 일깨우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현대인의 고질병 ‘턱관절’ 질환에 대한 근본 치료 시도

치과계에서 프롤로테라피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인의 고질병 중의 하나인 턱관절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다. 사실 턱관절 통증 원인은 다양하다. 치아의 부정교합, 턱관절의 염증, 턱관절의 디스크 이탈,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많이 생긴다.

특히 턱관절은 구강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위턱과 아래턱이 마주치는 치열 상태에 문제가 생겼을 때 턱관절에 주는 부담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앞바퀴 정열과 뒷바퀴 정열이 서로 잘 맞았을 때 오랫동안 제대로 달릴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에 프롤로테라피를 시행하기 위해선 턱관절에 왜 문제가 생겼는지, 이를 치료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메디컬(medical, 의학) 분야와 덴탈(dental, 치의학) 분야가 겹치는 접점이지만, 교합과 관절에 관한 종합적인 진단은 전문가도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이와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턱관절 주변의 복잡한 인대와 힘줄, 근육, 그리고 연골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되는 핵심 부위의 정확한 자리에 정확한 깊이로 주사를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치과 임상에 생소한 영역일수 있다. 최근에는 턱관절 심층 구조를 보면서 치료하는 ‘초음파 유도하 주사법’이 치과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임상적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턱관절 프롤로테라피는 임상적 접근이 일반 치과 치료와는 다르다. 한 번의 시술로 결과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반복적 시술에 의해서 점진적으로 손상 조직이 치유되고 증상이 완화된다. 세포의 응집과 조직 회복이라는 원리에 의해서 치유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프롤로테라피는 기존의 대증적(對症的) 치료법과는 구분되는 차이점이 있다. 치료를 제대로 했을 때, 만성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없애는 것은 물론 손상 조직을 재생시키는 두 가지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根本的)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있더라도 아주 가볍다. 영구적 합병증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될 정도. 다른 일반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던 만성 턱관절 질환이 대부분 호전되는 등 유용한 점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여기에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턱관절에 대한 프롤로테라피를 ‘신의료기술’로 인정, 그 임상적 효용성이 더 주목받고 있다.

윤현옥 울산 우리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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