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몰린 김필건 회장…어수선한 한의계

한의계 분위기가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한의계를 대표하는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탄핵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회원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2017 회계 연도 2차 임시 대의원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회장 해임과 관련 긴급 안건이 상정돼 투표가 있었다.

한의협 대의원회는 회장 해임 전 회원 투표안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 가결시켰다. 뿐만 아니라 회원 투표 외에도 대의원 투표로도 회장 탄핵이 가능하도록 정관 개정안도 통과됐다.

특히 김필건 회장 해임 투표를 촉구하는 일반 회원의 서명서도 한의협에 공식 제출된 상태로, 그 숫자는 약 2만여 회원 중 5984명에 이른다. 전체 회원의 5분의 1 이상이 서명할 경우 한의협은 김필건 회장 해임 투표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한편, 이날 김필건 회장은 임시 대의원 총회를 참관하러 온 한 일반 회원에게 커피를 투척당하고 나서 안경이 부러질 정도로 얼굴을 폭행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필건 회장 왜 탄핵에 몰렸나?

김필건 회장이 탄핵 위기에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의계 내부에서는 그동안 쌓였던 것이 폭발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의계 고위 인사에 따르면,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수가 인하였다. 지난 6월 있었던 침술의 2차 상대 가치 점수 개편에서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투자법 침술은 55.49점에서 40.81점으로 떨어졌고, 침 전기 자극술은 51.95점에서 34.81점으로 떨어져 수가 인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회원의 반발을 의식한 김필건 회장은 당시 한의사 내부 커뮤니티에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사퇴는 하지 않으면서 회원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또 한의협 회계 재무상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 등 정부의 여러 현안 회의에도 한의협 임원은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회원의 가장 큰 불만은 수가 하락이었다. 김필건 회장은 사퇴를 약속하고서도 차일피일 미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한의협 회무 재무에도 여러 가지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와 관련 대의원 총회에서 협회 감사에게 3개월간 회무 감사를 실시하라고 명령했지만 김필건 회장이 그 감사를 거부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 김필건 회장은 외부 감사를 주장하며 한 달 동안 힘겨루기를 하다 결국 내부 감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무를 책임지는 총무부회장 등 관계자 3명의 업무 정지 공고안도 뒤늦게 받아들이면서 회원들과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탄핵 가능성 높아

김필건 회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한의협 회원들의 서명이 약 6000건에 이르면서 김 회장의 해임을 결정한 한의협 전 회원 투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현재 한의협 내부에서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투표 가능한 인원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투표가 진행되면 김 회장의 탄핵이 가결될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의계 내부 관계자는 “투표가 진행되면 김필건 회장의 탄핵은 가결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며 “만약 김필건 회장이 탄핵된다면 그 이후에는 직무대행 체제로 넘어가고 3개월 이후 회장 선거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한의협 전 회원 투표 결과 김필건 회장 탄핵이 가결돼 한의협이 직무대행 체제로 넘어간다면 직무대행은 서울시한의사회장이 하게 된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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