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성인 ‘미니 장기’ 체외 배양 성공

국내 연구진이 3차원 분화 기술을 적용해 체외에서 배양한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인체(성인)와 유사한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8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생명연 줄기세포연구센터 연구팀은 3D 분화 기술을 이용해 인간 줄기세포로부터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세포 구성과 3D 구조를 가진 오가노이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미니 장기’라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분화가 가능한 세포나 줄기세포를 배양해 인체 장기와 기능과 구조가 유사하게 만든 것으로 동물 실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확한 약물 반응이나 질환 표현형을 재현하려면 인체와 유사한 수준의 성숙한 오가노이드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이 난제를 극복한 기술은 보고된 바가 없었다. 쥐의 신장에 오가노이드를 이식해 체내 성숙화 과정을 통해서만 일부 성숙한 오가노이드를 획득했으며, 체외 배양의 경우 태아 수준의 성숙도를 갖는 데 그쳤다.

국내 연구팀은 체외에서 성인의 장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오가노이드를 성숙화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그 실효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면역 세포와의 공배양 전략(2종의 세포 배양으로 세포 간 상호 작용을 도입한 배양 방법)으로 오가노이드를 성숙화할 수 있음을 발견했고, 그 핵심 인자와 기전을 규명해 기술을 완성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결과, 연구팀이 만든 오가노이드는 성숙한 소장에서 보이는 특이적 지표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 패턴을 보일 뿐만 아니라, 성체 장기의 기능을 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이 개발한 오가노이드는 실제 성인의 장기와 생리학적 유사도가 높고 약물 대사 관련 기능을 포함한 장기의 여러 기능을 정확히 모사할 수 있어 장기 내에서 약물의 흡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이나 질환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미영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사는 “최근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연구 목표는 인체와 좀 더 유사한 성숙한 분화 세포나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본 연구를 통해 오가노이드의 인체 유사도를 높여 보다 정확한 인체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신약 개발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손미영, 김장환, 정초록 박사가 교신 저자로, 정광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통합과정생이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본 연구 결과는 ‘네이쳐 커뮤니케이션’ 8월 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사진=CI Photos/shutterstock]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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