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반복되는 흑역사

이화여대목동병원의 주사제 오염이 확인됐다. 오염된 주사제가 사망한 신생아에게 투여된 사실도 확인됐다. 오염된 주사제로 인한 감염이 신생아 사망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물론 세균 감염이 신생아 사망 원인이 아닐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철저히 관리해야할 주사제를 오염시킨 이대목동병원의 과실이 없어지진 않는다. 이대목동병원 흑역사에 또 하나의 사례가 추가된 것이다.

부실한 감염 관리, 집단소송 당하기도

이대목동병원에서 일어난 대규모 감염 사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에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집단 감염, 지난해에는 결핵 감염 의료진의 진료, 올해는 벌레 혼입 수액 세트 투약 등의 사고가 있었다.

2002년 이대목동병원은 집단소송을 당했다. 환자들이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에 집단감염됐기 때문이다. 당시 10여 명의 환자가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와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에 감염됐다. 감염된 환자 가운데 2명은 치료 도중 사망했다.

환자들은 병원이 MRSA, VRE 등에 감염된 환자를 병실에 입원시키면서 집단감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병원이 환자를 치료하면서 감염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숨기고 병실에 입원시켜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당시 병원은 감염 문제가 커지자 병실을 폐쇄하는 등 조치에 나섰지만 이미 집단 감염이 일어난 후였다.

지난해 7월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결핵 환진 판정을 받는 일도 있었다. 당시 해당 간호사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결핵으로 확인됐다. 결핵에 걸린 상태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결핵 전염 가능 기간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을 이용한 신생아 160명을 대상으로 결핵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올해 9월에는 벌레가 혼입된 수액 세트를 신생아에게 사용해 문제가 됐다. 당시 보호자가 주사제 투약 중에 수액 세트에 들어있는 벌레를 확인했다. 이후 조사에서 제조사 잘못으로 밝혀졌지만, 의료진이 수액을 처방하는 과정에 이물질 혼입을 발견하지 못한 점은 문제로 지적받았다.

좌우 뒤바뀐 엑스레이 필름으로 진단

2014년에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좌우가 뒤바뀐 엑스레이 필름으로 환자를 진단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이비인후과, 소아과, 내과,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받은 578명의 얼굴 엑스레이의 좌우가 바뀐 것이 확인됐다. 엑스레이를 촬영한 뒤 좌우를 바꿔 병원전산시스템에 올리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당시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과 대처 방법도 문제가 됐다. 문제는 광대뼈 수술 환자의 정기검진 과정에 쇠가 박힌 곳과 필름 영상이 반대로 나오면서 확인됐다. 비전문가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상황에서 문제를 겨우 인지한 것이다.

또 이대목동병원은 의료 과실을 확인하고도 환자나 보건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 방사선사와 방사선실장에게 시말서를 받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환자 치료에 문제가 발견됐음에도 내부 단속 후 은폐한 것이다.

외화내빈의 이대목동병원

이렇게 반복되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대목동병원은 각종 인증을 받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평가에서 감염관리 분야 우수 인증을 받았다. 특히 감염관리 분야 51개 조사 항목 가운데 50개에서 ‘상’ 또는 ‘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으로 인해 신생아 4명이 사망할 정도로 감염관리에 문제가 있음에도 감염관리 우수 인증을 받은 것이다.

또 이대목동병원은 국제의료평가위원회(JCI) 인증도 받고 있다. JCI인증은 전 세계에서 국제 표준의료서비스 심사를 거친 의료기관에 발급되는 인증이다. 이대목동병원은 2014년 6월이 진행된 현장 평가를 통해 재인증을 받았다. 당시 16개 평가부문, 315개 평가기준, 1218개 평가항목을 바탕으로 현장 평가가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평가, 인증에만 자원을 투입하고 실제 의료 활동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이번 신생아 사망 사고와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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