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박준영 마약, 눈감은 연합뉴스?

을지재단이 박준영 전 회장의 마약 투여 혐의를 공식 인정한 가운데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의 보도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 ‘코메디닷컴’을 비롯해 JTBC, YTN, ‘조선일보’, ‘한국일보’ 등 대다수 언론은 일제히 을지재단 박준영 전 회장이 2013년 재단 산하 병원에서 마약으로 분류된 향정신성 의약품 염산페치딘 등을 부하 직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언론사에 기사를 제공하는 통신사를 자처하는 ‘연합뉴스’와 자회사 연합뉴스TV는 박 전 회장의 마약 투여 혐의 소식에 침묵했다. 이 매체는 25일 박 전 회장의 마약 투여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언론의 의혹 재기를 반박, 해명한 을지재단의 보도 자료만 짤막하게 다뤘다.

이전부터 ‘연합뉴스’ 및 연합뉴스TV는 을지병원의 각종 문제를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 두 언론에서 보도한 을지재단 관련 기사는 “을지병원, 용역직, 정규직 전환”, “박준영 회장 부부, 병원 건립 1억 기부”등 주로 긍정적인 소식 위주다.

을지재단은 지난 2011년 의료법 위반 논란 속에서 연합뉴스TV에 투자를 해서 의료계 및 언론계의 격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을지병원은 연합에 4.959%의 지분을 출자했고 특수 관계인 을지학원은 9.9%를 출자해서 을지재단이 15%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당시 ‘코메디닷컴’은 이 투자가 의료 기관에 대한 영리 투자를 금지하는 의료법 20조와 49조를 위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연합뉴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 의료계, 법조계, 보건의료단체 등에서는 이 투자가 의료법의 근간을 흔든다며 방송 인가를 내준 정부를 성토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단순히 재산 운영 수단의 형태로 주식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법상 문제 된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유권 해석을 내놓아 격렬한 반발과 냉소를 불러일으켰다.

의료법 위반 논란에도 을지재단이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 연합뉴스TV에 투자를 한 것을 놓고서 정계, 언론계, 의료계 등에서는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박준영 회장이 정부에 우호적 관계를 맺고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라인이었던 당시 연합뉴스 박정찬 사장의 끈을 잡았다는 설이 파다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올해 3월 전체 회의를 열고 연합뉴스TV 재승인을 의결했다. 따라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2020년 3월31일까지 승인이 유효하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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