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셀트리온 코스피, SK바이오는?

‘2012년 설립, 3년 연속 적자 상태였던 바이오 기업 S사는 2015년 미국 장외 주식 시장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보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미국 시장을 선택한 것. 자사 주요 사업 영역이 미국 등 해외라는 것도 고려된 선택이었다.

뒤늦게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코스피)는 S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당시 코스피 상장 요건은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또는 영업 이익 30억 원 이상이었다. 그러나 3년 연속 적자 상태였던 S사의 코스피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상장 규정을 완화(시가 총액 6000억 원 이상 또는 자기 자본 2000억 원 이상)하면서까지 S사를 유치하고자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S사는 나스닥 행을 포기하고 2016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사태와 맞물려 2016년 말부터 한창 논란이 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기다. 의혹과 논란은 가시지 않았지만 한국거래소는 적자 기업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코스피로 유치한 것에 대해 “성장이 가능한 유망 기업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기업으로는 첫 번째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입성 후 1년 3개월이 지나고 나서 셀트리온이 코스피에 상장했다.

상장 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된 금액을 통해 의약품 생산 공장 증설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개발에 나서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CMO)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스닥을 거친 셀트리온은 코스피 상장을 통해 연기금 투자는 물론 인플루엔자 A 신약 ‘CT-P27’ 개발과 해외 3공장 건립에 탄력을 받아 세계 최고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안정적인 우량 기업 위주의 코스피는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서 규모가 작고 실적이 없는 모험 자본인 바이오 기업 접근이 사실상 어렵다. 게다가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불리는 바이오 산업이 한곳에서는 여전히 사기와 도박에 비유되며 투자를 꺼려하는 업종으로 치부되는 것도 현실이다.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코스피 입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 셀트리온 같은 리딩 기업이 코스피에 상장한 것은 바이오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도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안정적으로 성장이 유망한 기업을 유치하는 활동을 한다”며 “바이오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28일 코스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 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도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주관사가 상장 전 코스닥과 코스피 관계자를 각각 만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바이오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SK그룹의 SK바이오팜 상장 여부도 관심사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수면 장애 치료제와 간질 증상으로 잘 알려진 뇌전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업계를 중심으로는 SK바이오팜의 나스닥 상장설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 상장 추진이 공식화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유가증권시장본부의 러브콜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어 또 하나의 바이오 기업 코스피 입성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는 바이오 기업(SK바이오팜)에 대해서는 본부에서도 파악을 하고 있다”며 “그런 기업의 경우 상장 추진이 공식화되면 상장 유치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송영두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