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존슨 갑질 “간호사 접대한다며…”

다국적 의료용품 제조사 존슨앤존슨메디칼의 한국지사가 대학병원 간호사들에게 판매 대리점들을 통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대형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각종 의료용품과 소모품의 구매과정에서 큰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로비의 과녁이 되고 있지만 검찰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5일 YTN은 “한국존슨앤존슨메디칼이 대학병원 간호사들을 접대하려고 판매 대리점 A사에게 금품 제공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용품 로비 수사가 다른 대학병원 간호사들로 불똥이 튈지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

본사를 고발한 A사 사장에 따르면 방법도 다양했다. 대리점 주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병원 간호사 실내화를 수백만 원어치 사줄 것을 강요하고, 간호사들의 회식비용까지 요구했다. 심지어 해외 학술 대회에 참가한 대학 병원 간호사에게 전달한다며 대리점 법인카드까지 요구했다. 수간호사 2명에게는 직접 계좌로 수백만 원을 보내도록 했다.

A사 사장은 “존슨앤존슨메디칼과 매년 가맹 계약을 맺어야 하는 탓에 ‘을’로서 본사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본사의 요구대로 간호사의 마음에 드는 실내화를 사고자 백화점까지 돌아다녔으며 본사 직원에게 빌려준 법인카드는 실제 해외 호텔과 식당에서 약 700만 원어치가 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료용품 유통회사 사장 B씨는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소독제, 주사, 수액 등 의료용품과 소모품의 구매에서 결정적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간호사들에 대한 로비가 집요하다는 것이 이 바닥에서는 상식”이라면서 “2015년 한 대학병원에서는 로비를 받은 간호부 전체를 물갈이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존슨앤존슨메디칼을 고발한 판매 대리점 A사는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로비를 대행했기 때문에 처벌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를 감수한 배경에 대해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씨는 “한국존슨앤존슨은 제품 인지도가 높아 용품을 납품하는 데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대리점에 대한 ‘갑질’이 다소 의외”라면서 “A사가 계약 갱신에 실패하거나 다른 이유로 본사에 반감이 생겨 고발했고 결과적으로 본사 및 간호사의 ‘갑질 문제’까지 불거진 사건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부품 유통업체 대표 C씨는 “본사의 갑질이 얼마나 심했으면 ‘을’이 고발을 했겠느냐?”면서도 “본사 갑질보다 간호사 갑질이 더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이번 수사가 병원의 용품 납품 과정이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존슨앤존슨메디칼은 글로벌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의 자회사로 수술용 실, 심장병 진단 수술 기구, 정형외과 수술 용품, 혈당 측정기와 시험지, 성형수술 보형물, 코수술 용품, 의료장비 소독제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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