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최후? 명문제약 대표 사임

2018년 새해 벽두부터 한 제약사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바로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로 유명한 명문제약 배철한 대표다. 명문제약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배철한 공동대표이사를 사임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배철한 대표는 박춘식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우석민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지난해(2017년) 11월 1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2개월 만에 사임하게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

다른 제약사 대표들이 한 해 목표와 포부를 밝히고 비전을 제시할 때 배철한 대표는 돌연 사임하게 됐다. 자의에 의해선지 타의에 의해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로써 명문제약은 박춘식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명문제약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갑질’ 논란, 중심에 선 배철한

배철한 대표이사가 선임된 지 한 달이 지나고 나서부터 명문제약은 하청 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한 언론이 명문제약이 공장 신축과 관련 하청 업체에 리베이트를 요구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

실제로 명문제약은 2016년 6월부터 경기도 화성시 향남 제약공단에 위치한 생산 시설 옆에 cGMP 기준을 충족하는 생산 시설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상 4층, 연면적 8528㎡로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생산 규모는 기존 대비 4배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장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당시 명문제약 임원(개발본부장)이던 배철한 대표가 하청 업체에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 대표가 하청 업체에 발주대금의 1%를 리베이트로 요구하는 전형적인 갑질을 한 것.

발주 금액보다 많은 금액으로 허위 계약을 하고 나서, 그 차액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까지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청 업체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크게 한 장 줬지”라며 리베이트 지급 사실을 직접 주장했다. 일부 관계자는 배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명문제약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 하청 업체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명문제약 측은 “하청 업체가 주장하는 리베이트 요구와 허위 계약은 없었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도 대표이사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추후 상황을 보고 대응할 방침”이라며 묘한 뉘앙스를 남기기도 했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 배철한 대표이사의 갑작스런 사임을 놓고서 제약 업계에서는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한 갑질 의혹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갑작스런 인사는 그동안 사실 무근이라 밝혔던 배 대표의 갑질 의혹을 명문제약이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것이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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