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약 개발, 도대체 어떻게?


[헬스 케어에 빠진 AI ➁] AI와 신약 개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는 국내보다 앞서 인공지능 회사와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도 한 발 늦었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고위험 및 고수익 분야로 꼽힌다. 15년 이상의 시간과 2조 원 이상의 큰 투자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은 아주 낮다.

실제로 5000여 개 이상의 신약 후보 물질 가운데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하는 숫자는 5개에 불과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임상 시험 기간도 1990년대 평균 4,6년 걸리던 것이 2000년대 들어서는 7.1년으로 늘어났다. 그 가운데 단 하나의 물질만이 상업화에 성공한다.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그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신약 개발, 어떻게?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우선 인공지능이 빅 데이터를 활용해 초고속으로 신약이 될 확률이 높은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기업 파미노젠에 따르면, 신약을 개발하려면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탐색 연구를 진행한다. 이후 발견한 후보 물질에 대한 실험실 테스트를 거쳐 가능성 있는 물질에 확신이 생기면 전임상(동물 실험) 시험에 돌입한다.

전임상 시험에 성공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허가를 받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이 진행된다. 3상까지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되면 식약처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과정과 이를 테스트하는 과정까지를 말한다. 보통 이 과정이 빠르면 3년 길면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이 시간을 5~6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다. 수백만 건의 전 세계 화합물 데이터가 축적된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단 6개월 만에 조기 기술 이전이 가능하다.

파미노젠 김영훈 대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후보 물질 탐색과 최적화하는 소요 시간을 5년에서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며 “비용도 10분의 1로 줄어들고, 필요 인원도 기존 10명 이상에서 3명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인공지능 기업 뭉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존슨앤존슨 계열사 얀센은 영국 인공지능 기업 Benevolent AI와 계약을 맺고 난치성 질환 타깃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제약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해 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의 테바도 IBM과 제휴를 맺고 중추 신경제 및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머크는 인공지능 기업 Aromwise와 함께 에볼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대학 연구 기관과 신약 개발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다. 정부 산하 연구소 이화학연구소가 도쿄대학병원, 오사카대학병원 등 수십 개 의료 기관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 치매, 우울증,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 제약 업계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신약 개발 인공지능 지원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배성우 위원은 “국내 제약 산업계는 보건 의료 빅 데이터 활용과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며 “바이오마커 발굴로 약물 효용성이 높은 환자군을 식별하는데 인공지능 활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CJ헬스케어는 최근 유전체 빅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업 신테카바이오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CJ헬스케어는 신테카바이오와 면역 항암제를 개발하게 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부터 아주대와 함께 환자의 진료 기록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기업 파미노젠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출처 = 아이클릭아트)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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