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vs 메디톡스, 보톡스 설전 제3막은 법정싸움?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을 두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툴리눔의 출처 논란부터 유출 의혹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대치하고 있다.

ㅡ제1막, 균주 출처는 어디?

보톡스 전쟁의 핵심은 균주의 출처이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보유중인 보툴리눔 균주는 1979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식품연구소 및 세균학 교실에서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한국 KAIST 생명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양규환 박사가 들여온 균주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가 자사의 균주와 똑같은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특히 메디톡스 대표는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메디톡스 균주의 370만개 염기서열을 전격 공개하며 대웅제약의 균주에 대해서도 염기서열 정보를 모두 공개할 것을 주장했다. 보툴리눔 균주는 발견한 지역에 따라 염기서열 등의 유전정보가 틀리다는 것이 메디톡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마굿간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은 일반적으로 보툴리눔 균주는 토양 미생물로서 혐기성 환경에 있는 토양이나 통조림에서 발견이 가능한 자연상태의 균이라며 염기서열 등 유전정보가 비슷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인 Genbank에 등록된 정보를 인용해 서로 다른 출처의 균간에도 독소단백질 유전자 염기서열은 상당히 일치하는 경향이 있고 메디톡스 균주 뿐만 아니라 출처가 다른 여러 균주들도 동일한 서열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툴리눔의 핵심은 균주 출처 자체가 아니라 배양, 정제, 건조 등 생산공정이 기업마다 다르고 핵심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기술특허를 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메디톡스의 이런 논쟁은 결국 경쟁사의 핵심기술력을 탐색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ㅡ제2막, 밀반입 진실공방

대웅제약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메디톡스가 요구한 염기서열 공개에 대해 응할 이유도 없고 막을 이유도 없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오히려 메디톡스가 균주를 들여오는 과정이 적법하지 않은 밀반입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양규환 박사의 인터뷰를 토대로 1979년 양 박사가 보툴리눔 균주를 짐가방에 몰래 싸왔다며 밀반입된 균주로 어떻게 의약품 허가가 난 것인지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허가없이 해당 균주를 밀반입했다면 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없을 뿐 아니라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반면 메디톡스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로부터 균주를 적법하게 취득했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는 현재 보유중인 보툴리눔 균주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독성학 연구실 양규환 교수로부터 제공받은 것이라며 양 박사는 1979년 1월까지 미 위스콘신대학교 식품연구소 및 세균학 교실에서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이후 KAIST 생물공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위스콘신 대학교로부터 균주를 공여받아 한국으로 들여 온 것이라 반박했다.

또한 양 박사가 현재 메디톡스 대표이사와 연구소장인 정현호, 양기혁 박사 등을 지도했고 이 후 정현호, 양기혁 박사가 주축이 돼 메디톡스를 창업했고 양 박사로부터 모든 균주를 공여받아 사업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ㅡ제3막, 남은건 법정싸움?

보툴리눔 균주를 보유중인 휴젤까지 가세한 보톡스 전쟁이 서로를 향한 법적공방까지 예고하면서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조짐이 보이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재에 나섰다.

식약처는 논란 주체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휴젤 대표들과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후 9일과 10일 잇따라 3개 업체의 대표들을 만나 모두 동의한다는 전제로 각 사의 시판허가 심사자료를 공개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마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식약처 중재 역시 물건너간 분위기다.

한편 25일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중재안을 거부한 대웅제약의 태도가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공개토론을 통한 의혹을 해소하자고 제안했지만 대웅제약은 법적대응을 준비중이라며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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