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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환자, 응급실서 분리 치료하자

입력 F 2015.07.20 14:55 수정 2015.07.20 15:58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국내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보건부나 질병관리청, 보건담당 차관을 신설하자는 정부조직개편 주장부터 병원쇼핑, 문병문화 개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응급실 구조 개선이다. 응급실에서 폐렴 등 호흡기 질환자를 분리해 별도 공간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지금처럼 폐렴 환자와 다른 응급환자가 뒤섞여 있다 보면 면역력이 약한 응급환자들이 쉽게 폐렴에 감염돼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병원 응급실 개편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메르스 이후 / ① 응급실 어떻게 고칠까

메르스 못지않은 병원 내 감염 폐렴 치사율

이번 메르스 사태는 도떼기시장 같은 병원 응급실 환경이 도화선이 됐다. 수많은 종류의 질환자들이 뒤섞여 있는데다 바닥이나 복도에도 보호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 응급실이다.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밀집된 공간에서 환자가 기침을 해대면서 순식간에 메리스 바이러스가 퍼져나갔다. 국내 병원의 응급실 구조나 간병 문화가 감염벙 전파에 용이한 구조인 것이 이번 사태로 여실히 드러났다.

메르스뿐만 아니라 독감이나 폐렴 등 다른 호흡기질환도 기저질환을 가진 노약자에겐 매우 위험하다. 응급실에는 위급한 기저질환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당뇨나 신장병을 앓고 있는 노약자가 병원에서 독감이나 폐렴에 감염되면 더욱 위중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응급실에서 호흡기 질환에 감염돼 사망한 기저질환자가 상당수일 것이다.

폐렴은 입이나 코를 통해 폐렴을 일으키는 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발병한다. 주로 열과 기침, 가래가 나오고 가슴 엑스레이 사진 상 폐렴 병변을 보이게 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5~7%의 사망률을 보인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폐렴에 의한 사망률이 훨씬 더 올라 간다"고 했다.

폐렴은 병원균에 감염된 장소가 병원 내인지, 밖인지에 따라 병원 내 감염 폐렴과 병원 외 감염으로 구분한다. 병원 내 감염 폐렴은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에서 입원 48시간 이후에 발생한 모든 감염성 폐렴을 말한다. 이 폐렴은 입원 환자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간병인이나 보호자도 걸릴 수 있다. 병실에 오래 머물면 입 속에 병원균이 많아지고 폐 안까지 침투하면서 흡인성 폐렴을 앓을 수 있다.

특히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면서 기관 내 삽관이 되어 있는 환자는 폐의 방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입안이나 위장에 있던 세균이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 경우 치사율이 병원 외 감염 폐렴보다 높아 10%대 초반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메르스 치사율이 19%대(20일 현재)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북새통 같은 응급실에서 하루빨리 호흡기 질환자를 분리해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응급의료 체계에서는 의사가 응급실 환자를 진단해 분류하도록 돼 있다. 기침 등 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따로 구분해 기존 응급실 외 별도 공간으로 배치할 수 있다. 응급실 자체를 감염성 환자와 비감염성 환자로 공간을 나눠 따로 진료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병실 부족으로 한곳에 뒤섞여 치료를 한 병원이 많았다. 삼성서울병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응급실 환자 중 호흡기 질환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를 위해 독립된 응급실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완공 전까지 가건물을 설치해 대처하겠다고 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경영난에 빠진 다른 병원들이 호흡기 응급환자를 위해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호흡기 질환자를 다른 환자와 분리해 치료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감염병은 국가적인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응급실 및 병실 개혁을 병원에만 맡겨둬선 곤란하다. 감염병에 적극 대비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하는 등 보상을 서둘러야 한다. 국가차원의 감염병 대책의 일환으로 응급실, 병실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병실 1개당 2억 원이 소요되는 음압병실 설치가 최선이지만 비용이나 시간문제 상 호흡기질환 전용 응급실부터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입원실이 없어 응급실에 대기하다 감염 병에 노출되는 악순환은 피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기저질환자가 치사율이 높은 폐렴 환자와 나란히 누워 치료를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지금도 통계수치로 드러나지 않은 병원 내 감염 환자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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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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