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야 과일이야… 새콤달콤 소화-구충제

 

정은지의 식탁식톡 (39) / 파인애플

위로 곧게 솟은 왕관, 사람 얼굴 크기만 한 몸통…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죠! 툴툴한 겉 꽃눈의 화려함만큼이나 노란 속살의 달콤새콤한 맛도 일품이죠! 그에 더해 풍부한 건강 영양소도 한가득~ 과일 팔방미인에 손꼽히는 저, 파인애플이 인사드립니다!

저는 열대과일이라 시원한 여름 제철 과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겨울 과일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 파인애플 수확시기도 6~8월 여름과 1~3월 겨울로 연중 2회에 달하지요. 특히 이맘 때 감기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데 든든한 지킴이가 될 수 있는 과일이라구요.

한 때 제가 야자수와 같은 키 큰 나무에서 자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분명 파인애플이 덩그러니 열려있는 것을 봤다면서 말이지요. 뭘 본거죠?^^; 이제는 제가 땅에서 멀지 않은 높이 약 50~120cm에 이르는 꽃대 위에서 자란다는 사실 많이 알고 있겠죠? 저 파인애플은 수백 가지의 꽃이 모여 열매를 맺는 집합과의 과일로서, 껍질에 박힌 꽃눈은 약 200여 개에 이릅니다. 이 눈들은 솔방울 모양의 꽃 뿌리가 말라붙어 생긴 것이랍니다.

저를 대표하는 성분은 단백질 분해 효소인 브로멜린(bromelin)입니다. 소화를 촉진하고 복부팽만을 줄여주는 천연 소화제로 불리지요. 이 효소에 대한 연구를 보면 천연 구충제 역할도 한답니다. 한 연구에서는 파인애플을 생과일이나 과즙 형태로 자주 섭취할 경우 촌충과 같은 기생충 감염을 예방하는데도 좋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효소 작용을 통해 체내의 기생충을 박멸한다는 것이지요. 이뿐 아니라 미국미용치과학회(AACD)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 브로멜린이 치아 표면에 달라붙은 얼룩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답니다. 다른 섬유질과 함께 세균 장막을 형성해 충치를 유발하는 치석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입니다.

혹시 고기를 잴 때 파인애플을 넣는 장면 보신 적 있나요? 이 브로멜린이 연육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고기 육질을 부드럽게 함과 동시에 섭취 시 소화를 도와준답니다. 아주 소량의 제 과즙만 뿌려도 연육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통조림에 든 파인애플도 괜찮냐구요? 아닙니다. 연육작용을 위해서는 생과일을 넣어야 합니다. 통조림으로 만들 때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이미 브로멜린이 파괴됐기 때문에 통조림 속 파인애플로는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답니다.

생과일로 손질하기 번거로워서인지 통조림 파인애플도 많이 먹잖아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생 파인애플과 통조림의 영양성분은 에너지와 탄수화물 외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이전에 언급한 브로멜린의 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과 함께 통조림에는 설탕이 첨가되어 탄수화물의 양과 칼로리가 더 많답니다. 파인애플 고유의 효능을 두루 섭취하려면 생과일로 먹는 것이 더 좋겠지요?

저를 먹다보면 입속이 얼얼해 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아직 덜 익은 파인애플 과실에는 침상 결절 수유산 칼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 성분이 입안을 거칠게 만든답니다. 다만 공복에는 피해주세요. 강력한 단백질 분해효능 때문에 위벽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골라주세요

저는 일단 수확하고 나면 더 이상 익지 않는 과일입니다. 이미 잘 익은 파인애플이 입 속을 얼얼하게 만들지 않겠죠? 잘 익어 신선한 파인애플을 고르려면 먼저 제 머리 위로 솟은 왕관 줄기가 진녹색인 것이 좋습니다. 몸이 살짝 갈색 빛을 띠거나 상처가 있고 멍들어 있는 것은 신선도가 떨어집니다. 파인애플을 잘랐을 때 중심대 역할을 하는 부위가 엷은 흑갈색이면 약간 노화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생상이나 맛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일단 구입한 저 파인애플은 10~13℃ 냉장 보관하고 구입 후 4일이 지나기 전에 먹는 게 좋습니다.

※ 식탁식톡 이전 기사 보기

38편_ 고추> ‘우둑’ 씹으면 땀 왈칵… 당신 몸에 불을 당긴다

37편_ 생강> 공자도 내겐 ‘꺼뻑’… 세균에 강한 군자의 벗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