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를 얼마나 돕나?

박용우의 리셋다이어트

새해가 밝았습니다. 빠지지 않는 다짐이 “올해는 꼭 10kg은 빼겠다” 혹은 “허리둘레를

4인치 줄여보겠다” 같은 다이어트 결심이지요.

그런데 담배 끊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다이어트입니다. 우리나라 성인남성

흡연인구가 드디어 40% 아래로 내려갔다는 보도가 나왔죠?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지만 제 대학 시절 성인남성 흡연율이 75%였던 것을 생각하면

어쨌든 흡연율은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인구는 해마다 늘어납니다. 다이어트가 금연보다 힘든 이유는 비만이

‘건강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비만은 게으르고 식탐 많은 사람이 ‘많이 먹고 덜 움직여’ 생기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최근 비만 연구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비만은 개인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고혈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 환경과  생활습관이 더해져 유발되는 ‘만성 질환’입니다. 그래서

의사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체중이 꿈쩍도 하지 않거나 어렵게 뺀 체중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개인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똑같이 먹어도

쉽게 살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성 질환인 비만은 완치가 가능할까요?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저

열량식 혹은 초저열량식을 먹어도 1년 후에는 감량체중의 50% 수준이 회복되고 3년

후에는 감량체중의 90% 이상이 돌아옵니다. 다이어트 완전 성공률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보다 훨씬 낮습니다.

비만은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나 환경변화에 의해 에너지밸런스가

지속적으로 플러스(+)상태로 유지되면서 에너지 항상성의 기준점이 높아진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체중 조절을 위해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면 우리 몸은 즉시 섭취욕구가 높아지고

에너지소모를 줄이는 반작용을 합니다.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기아상태에 대비합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거나 요요현상이 생기는 것은 환자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의도적인 체중감량 자체가 체내 생리적인 강력한 저항을 받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내 몸의 생리적 상황을 충분히 알고 ‘내 몸을 살살 달래면서’

살을 빼야 합니다.

비만치료제가 시장에서 안 먹히는 이유

개인의 의지력만으로 비만 해결이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비만치료제’로

시장에 나왔던 약물들이 줄줄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1997년 펜플루라민과 덱스펜플루라민이 치명적인 심장판막질환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2000년에는 마황의 주성분인 에페드라가 건강식품 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2008년에 리모나반트라는 식욕억제제가 미국에서 승인받지 못해

유럽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시부트라민이 퇴출되었습니다. 비만치료제가

생존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성분인어서 부작용 우려가 높기

때문입니다.  

약을 처방할 때에는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저울질해서 환자에게 줍니다. 설사

부작용이 있더라도 효능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약을 처방해야 하겠지요. 아프리카

여행자에게 부작용 빈도가 높은 말라리아 예방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정말 말라리아에

걸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부트라민이 시장에서 퇴출된 이유는 50세 이상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복용했을 때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시부트라민은 다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들과 비교해 부작용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닙니다.

그래도 시장에서 퇴출된 이유는 부작용 대비 약의 효능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체중감량 효과가 크지 않은 데 부작용을 감내하고 처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적 건강기능식품 세 가지, 효과는?

어쨌든 처방받아 먹을 약물이 자리를 비우니까 사람들은 다시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 쪽을 쳐다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한 식품을

말합니다. 식약청에서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과 다른 점은

질병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혈당조절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식품’은 있지만 ‘당뇨병을 치료하는 기능성식품’은 없습니다. 다만 심각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처방 없이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을 검증받으려면 반드시 인체시험 결과가 필요합니다. 시험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 되어야만 합니다.

우리 식약청에서 체지방감소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성분은

8가지입니다. 이중 대표적인 세 가지 △깻잎추출물 △공액리놀레산(CLA) △가르시니아캄보지아

껍질추출물(HCA)에 대해 알아봅니다.

▽깻잎추출물 (Perilla Leaf Extracts, PF501)

 

깻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음식으로 먹습니다. 깻잎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플라본(flavone), 플라본배당체(flavone glycoside) 등 안토시아닌 계 색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강력한 항산화식품 중 하나입니다. 깻잎추출물을 실험쥐에게 투여하면

염증 억제, 알레르기 반응 억제, 염증유발물질 생성 억제 소견을 보입니다.

비만관련 지방세포의 분화를 억제하고, 지방세포축적 유전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국내 임상시험에서는 12주간 깻잎추출물을 투여하면 9.24%에서 체지방감소소견이

나오며 특이한 부작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Garcinia cambogia Extract / Hydroxycitric

acid, HCA)

가르시니아 캄보지아(Garcinia cambogia) 추출물은 브린달 베리(brindall berry)라는

과일의 껍질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지방을 줄여주는 하이드록시시트레이트(HCA)를

함유합니다. 브린달 베리는 인도 남부지방에서 자생하는 열대 과일입니다.

탄수화물의 산화과정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합니다. 동물실험에서는 식욕억제

효과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시험에서는 일치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저지방식과 함께 하루에 HCA 1320㎎과 가짜 약을 각각 투여한 결과 HCA 투여군에서

유의할만한 체중감소가 보고됐습니다. 반면 135명의 비만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12주간 저열량 고식이섬유식과 함께 HCA 1500㎎과 가짜 약을 각각 투여한 결과 둘

사이에 유의할 만한 체중감량 효과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밖에 HCA를 이용한 무작위대조군 연구에서는 가짜 약 그룹에 비해 HCA 투여

그룹에서 유의할 만한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것도 있습니다. HCA의 안전성은

장기간 연구 결과가 없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공액 리놀레산 (Conjugated Linoleic Acid, CLA)

공액 리놀레산은 자연계에서 생기는 일종의 지방산으로 육류나 유제품에 주로

들어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CLA는 체지방을 줄이고 제지방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임상 연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24명의 보디빌더에게 CLA를 하루에 7.2g씩 6주간

투여했을 때, 가짜 약에 비해 근력의 증가가 더 두드러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체중감소나 지방량 감소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습니다. 최근 복부비만 남성을 대상으로

4주간 CLA를 일일 4.2g 및 가짜 약을 투여한 결과 체중, 허리둘레 및 혈액검사 등

대사관련 변수들은 유의할 만한 차이가 없었으나 배 둘레가 CLA군에서 유의한 감소를

보였습니다. 이것이 내장지방량의 유의할 만한 감소를 의미하는지는 향후 연구 결과들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CLA의 장기간 사용에 대한 안전성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건강기능 식품은 보조

비만은 자기 의지만으로 해결에 한계가 있는 ‘만성질환’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평생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 있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비 약물요법인 식이조절과 운동의

중요성이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훨씬 큽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의사의 처방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심각한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약물치료만큼

효과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까지 체중감량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뿐입니다.

여기에 건강기능식품을 보조적으로 사용해 부작용 없이 체중감량 효과를 더 높인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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