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내 아들” 배우 양택조와 간경변

의학 전문기자의 ‘직업병’이라고나 할까. 최근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을 시청하면서 한 출연자를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가 건강한 얼굴로 손자와 퀴즈를 푸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배우 양택조의 얘기다. 그는 몇해 전 간경변(간경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사람이다. 아들이 간이식을 해줘 건강을 되찾은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다.

양택조는 오랫동안 간경변을 앓았다고 한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급기야 녹화장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의사는 간 이식 수술을 권유했다. 절망에 빠진 그는 생을 마감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맏아들은 아버지 몰래 간 기증 절차를 밝고 있었는데….

양택조는 맏아들이 간 이식 얘기를 꺼내자 펄쩍 뛰었다고 한다. 아들의 체격이 너무 말라 걱정해왔는데, 힘든 이식 수술이라니… 하지만 체격에 비해 아들의 간은 크고 튼튼했다. 부자는 마침내 수술실에 나란히 누웠다. 양택조는 지금도 수술 후 눈을 떴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내 옆에 아들이 나와 똑같이 코에 줄을 끼고 누워 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먼저 깨서 날 기다리다가 내가 눈을 뜨니까 손을 흔들었다. 아들 덕에 살았다는 희망이 생겼다”

양택조를 괴롭힌 간경변은 간 전체에 흉터가 생겨서 딱딱해지는 병이다. 정상적인 간 세포가 죽어가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어려워져 생명까지 위협하게 된다.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 지속적인 과음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만성 간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간경변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선 B형 간염이 간경변의 가장 큰 원인이다. 때문에 간경변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B형 간염 백신부터 맞아야 한다.

아버지를 위해 간을 내준 그 아들(양형석)은 현재 SBS에서 카메라 스태프로 일하고 있다. 잘생긴 외모에 부드러운 미소가 인상적인 그는 “여동생 둘도 간 이식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간이 큰 나 혼자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형석씨는 간도 건강하지만 품성이 더 건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간이 나빠져도 통증을 거의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간염에서 만성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간염쯤이야..”하고 방심했다가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간에 가장 좋지 않은 식습관은 과음, 과식이다. 음식물의 대부분이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절제된 식습관이 필요하다.

건강한 모습의 양택조와 함께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 출연하는 외손자는 배우 장현성의 아들이다. 막내딸이 서울예대에서 장현성을 처음 만나 결혼하게 됐다고 한다. 양택조의 어머니도 배우로 활동했다고 하니 예술인 가족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양택조는 간 이식 수술대에서 아들을 본 순간 마음이 짠해졌다고 한다. 지금도 그의 몸 속에는 아들의 간이 자리잡고 있다. 힘든 간 이식을 통해 가족사랑까지 확인한 양택조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오랫 동안 시청자들과 함께 하시길….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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