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희귀병 제대 신동욱의 독백

군 복무를 바라보는 우리의 정서는 독특한 데가 있는 것 같다. 연예병사로 복무중인 가수 비는 최근 김태희와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누리꾼들이 외출, 탈모 보행 을 지적한 게 연예병사의 특혜 논란으로 확대되면서 결국 그는 근신처분까지 받았다. 10여년전 한 여당 대선후보는 아들의 병역 문제가 불거지면서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필자도 이맘 때가 되면 혹한기 훈련에 열중하던 군 생활이 생각난다. 작은 침낭으로 몸을 감싼 채 야외에서 잠을 청하던 기억이 새롭다. 편해 보이는 보직에 있었던 사람도 소주 한잔만 들어가면 고생스런 군 생활의 무용담을 늘어놓곤 한다.

희귀병으로 예정보다 일찍 전역했던 배우 신동욱이 13일 국군 장병들에게 “죄송하다”는 편지를 띄웠다. 의병제대한지 1년6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마음의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그는 팬카페를 통해 “하필 군대에서 다쳐 더욱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지금도 추위에 고생하는 군인 여러분께 누를 끼친 것 같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힘든 훈련을 함께 견디며 동고동락했던 군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한 말이다. 2010년 7월 현역으로 입대했던 그는 훈련 중 갑자기 쓰러진 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판정을 받았다. 그는 만기 제대를 원했지만 병세가 악화돼 입대 1년만에 의병 제대 판정을 받아들여야 했다.

극심한 통증이 특징인 이 병은 강력한 충격으로 팔, 다리에 신경 손상을 입었을 때 주로 발병한다. 드물게 치과 치료, 신경통을 앓았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고 마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근육에 경련이 일고 관절이 부어오르면서 바늘로 찌르거나 예리한 칼로 베이는 것 같은 통증이 지속된다. 종이나 붓같이 작은 물체가 피부에 닿아도 견디기 힘든 통증이 생겨 환자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골다공증, 피부가 붉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손발톱이 갈라지거나 부서지는 증상도 있다.

이 병을 앓는 환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픈’ 병으로 표현한다. 오랜 시간 통증이 계속되면서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받아 우울증에 빠지는 환자들이 많다. 드라마 ‘소울메이트’와 ‘쩐의 전쟁’으로 인기를 얻었던 신동욱은 제대 후 치료에만 전념해왔다고 한다. 뚜렷하게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그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이 많은 것 같다. 팬카페에 들어가면 그의 건강회복을 기원하는 댓글들이 무수히 달려있다.

신동욱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군 장병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재활과 치료로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뻔뻔하게 나타나서 연기하는 모습으로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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