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닥터] 한국야구, 올 세계무대에서 몇 강까지 갈까?

새해가 밝았다. 2013년 스포츠계에서는 또 어떤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질까. 올해는 지구촌의 스포츠축제로 불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지 않는 해다. 하지만 ‘피겨여왕’ 김연아가 소치동계올림픽을 향해 달리고, ‘괴물투수’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등 팬의 관심을 끌만한 스포츠 이벤트가 연이어 벌어진다.

이중에서도 3월2일부터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전 국민적 관심을 끌 올해의 빅 이벤트다. 2006년부터 시작된 WBC는 각국의 프로선수까지 총출동해 야구의 세계 최강국을 가리는 대회로 한국은 첫 대회부터 미국 일본 등을 꺾고 4강에 오르며 바람을 일으켰다.

WBC가 열리기 전까지 한국야구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 수 내지 두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프로선수까지 총망라한 국가대표 야구팀이 출전한 WBC에서 한국야구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6년 1회 대회 때 한국은 일본에 두 번이나 승리를 거뒀고 ‘야구 종주국’ 미국을 7-3으로 누르기도 했다.

2009년 2회 대회 때 한국은 일본과 5번이나 맞붙으며 승패를 주고받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예선에서 2승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한국과 일본은 결승에서 맞붙었고, 한국이 아쉽게 3-5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우승팀인 일본과 대등한 전력을 지녔다는 평가와 함께 세계 야구 최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이번 제3회 WBC에서 한국야구는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이변이 속출하는 스포츠의 결과를 미리 예상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요 선수의 공백으로 1,2회 대회 때만큼의 성적은 못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구 팀 전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수력이 많이 약해졌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류현진이 못 뛰게 됐고, 봉중근(LG)과 김광현(SK), 두 최고의 왼손투수는 어깨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여기에 우완 불펜 요원인 홍상삼(두산)도 발목뼈가 부러져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 타점왕에 오른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와 일본에서 복귀한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등 거포들이 버티고 있는 타선은 어느 팀에 견주어도 정상급으로 꼽힌다. 따라서 한국 팀 특유의 단결력과 조직력을 발휘한다면 미국 일본 쿠바 등 강팀에게도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전처럼 강팀들을 쉽게 연파하는 일도 좀처럼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팀들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벌이다 보면 팬들 중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무척 많다. 종목은 다르지만 영국에서는 축구대표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가정 내 폭력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말이다.

런던 왕립통계협회와 미국통계협회의 잡지인 ‘시그니피컨스(Significance)’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영국축구대표팀이 독일에 1-4로 패했을 때 가정 폭력이 3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국의 경우를 보면서 한국야구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거둘까 미리 예측하는 것조차 어리석은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보고 웃고 즐기면 되는 게 스포츠인데….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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