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섹스를 부르는 오일 마사지

오일 마사지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궁극의 힐링 섹스 테크닉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먼저, ‘사랑해’를 말 대신 침대에서 몸으로 전하는 것은 뭐든 힐링 효과가 있다. 그래서 상대의 온몸을 쓰다듬기는 힐링의 요소로만 따졌을 때 최고봉이다. 그리고 어떤 섹스이던 간에 오르가슴에 이르려면 과정이 질척거려야(?) 함은 필수인데, 그런 점에서 오일과 쓰다듬기가 결합된 마사지는 시작부터 이미 승리자다. 시작이 스무스하니 테크닉에 대한 집중력도 빨리 오른다.

나는 무슨 일을 하던 한 가지만 집중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진행하는 스타일인데, 오일 마사지는 이런 멀티 태스커인 나도 하나에만 집중시킨다. 바로, 쓰다듬기. 내가 마사지를 받는 입장에서도 파트너의 마사지에 얌전히 내 몸을 맡기는 것 외엔 할 일은 없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서로 한 가지 동작에만 집중하게 되니 전희를 복잡하게 여기고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옵션은 없는 셈.

삽입은 곧잘 하면서 애무만 하면 허둥대는 사람들이 있다. 섹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동감하리라 생각하는데, 입과 손과 혀를 동시에 움직이며 애무하는 게 좋다는 걸 알아도 막상 실제 상황에서 그 정보를 바탕으로 몸을 유연하게 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눈앞에 가슴이 있으니 가슴은 주물러야겠고, 입술을 가만히 내버려두기 뭣해서 키스는 하는데 손 움직임 때문에 뭔가 호흡이 맞지 않고…남 이야기가 아니죠? 뭐, 남자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자도 상대방이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너는 애무하세요, 하고 누워만 있다면 당황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또, 애무를 평범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애쓰다 보면 몸이 더 긴장하게 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간혹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데, 평범한 섹스로는 절대로 오르가슴에 오르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자면, 오르가슴을 위해 무엇을 하든 구체적으로 하되 평범하게 하면 안 된다는 소리다. 그런 의미에서 오일마사지는 아주 구체적이고, 비범한 느낌을 주는 테크닉이다. 게다가 아주 쉽다! 오일을 파트너의 피부에 듬뿍 묻힌 다음, 부드러운 손길로 상대방의 전신을 쓰다듬으면 오케이. 목 아래에서 출발, 등을 지나 한쪽 다리를 다 훑은 다음 다시 엉덩이로 올라와 반대편 다리를 훑는다. 삽입 신호를 주는 것도 간단하다. 엉덩이 주위를 오래, 집중적으로 느물거리다 보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 타오를 테니.

마사지 전, 방안의 온도도 체크 필수. 나는 언젠가 타이마사지-섹스와는 아무 상관없는 오직 마사지만!-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마사지 룸의 냉방이 너무 잘 된 나머지 도대체 마사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마사지사가 애써 몸의 온도를 높여도 방안의 찬 공기 때문에 이내 몸이 으슬으슬, 근육의 긴장을 풀 겨를이 없었던 것. 적절한 방안 온도에, 마사지하는 손에 주의를 집중하면 마사지를 받는 이의 긴장은 금세 풀어지고 피부 아래쪽에서 짜릿한 기운이 올라온다. 마사지를 하다 틈틈이 상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살 빗겨 내리는 것만으로도 주변에는 이미 사랑 빛이 흘러넘친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잠자리 전 유독 내 남자의 주니어가 지쳐 보인다면 깨끗하고 두꺼운 수건으로 미지근한(절대 뜨거우면 안 된다!) 스팀 타월을 준비하자. 따뜻한 스팀 타월을 그의 페니스 주위에 얹어 놓는 것만으로도 내 남자의 엔진이 왱왱 돌아간다.

커플끼리 오일 마사지는 분명 효과적인 섹스 테크닉이긴 하나 집에서 하기엔 약간의 귀찮음이 따르는 건 사실이다. 자칫 베드 시트나 벽지에 보기 흉한 오일 자국이 남아 애써 띄워놓은 분위기가 청소 걱정에 다운될 수도 있다. 이런 뒷감당도 덜면서 휴일 오후에 느긋하게 애인과 에로틱한 오일 플레이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귀차니스트 커플들을 위한, 전신 마사지 대신 은밀한 곳 위주의 오일 마사지 팁 하나. 제스트라 Zestra와 같은 식물성 오일로 된 여성 윤활액으로 여성의 깊숙한 ‘그 곳’ 주위를 마사지하면 촉촉함은 기본, 따뜻하고 얼얼한 자극을 안겨다주는 핫 팩과 같은 효과도 주니 전희 플레이로는 그만이다. 대신 조금 간지럽다고 웃지 않기, 진지하게!

 

 

 

 

 

 

 

 

 

 

 

 

 

 

 

 

 

글/윤수은(섹스 칼럼니스트, blog.naver.com/wai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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