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시대…청진기는 사라질 것인가

 

김치원의 ‘지금은 디지털헬스 시대’

스마트 폰의 보급과 함께 우리 생활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앱을 통해서 다음 버스가 언제 오는지를 미리 확인하여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도 하고, 근처의 평판 좋은 맛 집을 손쉽게 찾기도 하며, 메신저를 이용하여 주위 사람들과 손쉽게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스마트 폰의 기능을 보완해줄 수 있는 보조 장비들이 출시되면서 이전에 불가능하던 것들이 가능해졌고 생활은 편리해졌습니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모바일과 결합되면서 기존 업계는 큰 변화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가장 보수적일 것 같은 헬스케어 부문도 예외는 아닙니다.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의 결합으로 시작된 디지털 헬스케어는 병원 진료실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검사 다음에 진단이 내려지며 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기존의 진료 과정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심전도를 측정하여 심장 건강을 확인해주기도 하고 당뇨병을 관리해 주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한참 논란이 되고 있는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중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것은 일종의 디지털 만보계인 ‘활동량 측정계(Activity Tracker)’입니다. 핏빗(Fitbit), 조본(Jawbone)과 같은 회사는 팔찌처럼 손목에 찰 수 있는 측정계를 시장에 내놓고 큰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손목에 차고 다니면 얼마나 움직였는지,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소모했는지를 알려주어 사용자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스마트 폰 앱과 연동하여 그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손쉽게 공유하여 경쟁하도록 부추기기도 합니다. 또한 눔(Noom)과 같은 서비스는 별도의 측정계 장치 없이 핸드폰에 내장된 GPS와 자체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활동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다이어트를 위한 개인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여 체중 감량을 도와줍니다.

이들 장비와 서비스가 아직 피트니스 영역에 머물고 있다면 보다 본격적인 헬스케어 장비와 서비스들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얼라이브코(AliveCor)는 아이폰 케이스 형태의 심전도 측정계를 내놓았습니다. 양손 손가락을 올려놓으면 심전도를 측정하고, FDA 승인을 받은 자체 알고리즘 혹은 연계된 전문의들을 통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보험과도 연계되어 사용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웰닥(WellDoc)은 의사의 처방을 통해 당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여러 임상 시험을 거쳐 효용을 증명하여 FDA 승인을 받았으며 의료보험 적용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세계를 이끌고 있는 것은 스타트 업들입니다. 하지만 많은 대기업들이 차기 성장 동력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올해 들어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및 장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헬스킷(Healthkit)이라는 헬스케어 플랫폼과 헬스(Health)라는 건강 앱 그리고 건강 관련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 워치 애플워치(AppleWathch)를 발표했습니다.

구글이 내놓은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는 헬스케어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수술실 혹은 응급실에서 다양한 용도로 시범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구글은 구글핏이라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발표하여 애플의 헬스킷과의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및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보니 곧 ‘청진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렇게 떠드는 사람들이 있을 뿐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아마 그 사이 어디엔가 진실이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분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유사한 다른 분야에서는 어떤 일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이를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디지털 헬스케어가 일으키는 ‘파괴적 혁신’에 휘말려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여러 칼럼을 통해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 주소와 의료계 이해 당사자와의 관계, 그리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공유해 보겠습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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