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룸은 없는 이유

 

<오준규의 ‘털 털’ 이야기>

 

머리가 빠진 여성을 본 적이 있는가? 머리 빠진 여성은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것조차 상당히 실례되는 일이어서 영화에서도 보기가 어렵다. 여배우가 (특히 주연인 경우) 아무리 나이가 들고 가난하고 고생을 해도 얼굴의 머리숱만은 정상이다. 어떤 개그우먼이 골룸 분장을 하고 나온 적이 있지만 그것은 예외다. 작정하고 웃기려고 한 것이니까.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20%는 탈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머리를 상상하면 안된다. 여성들은 머리가 빠져도 남성처럼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성 탈모의 대부분은 두피 속이 들여다보이는 정도로 그친다. 남성 탈모의 중간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면 된다.

만성적인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여성의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아서 탈모도 심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이라 추측되고 있다.또 남성은 탈모되는 부분의 머리 수백-수천 개가 한꺼번에 가늘어지고 짧아지는데 비해 여성은 머리카락이 하나씩 없어지기 때문에 언뜻 보면 머리 모양이 괜찮아 보인다. 게다가 여성들은 머리가 길고 머리 묶기와 핀 꽂기, 드라이, 퍼머, 부분 가발 등등 없어진 머리숱을 가리는 여러가지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여성의 탈모는 빠지는 모양도 달라서 남성처럼 이마선이 위로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다. 정수리와 윗머리 쪽이 빠지고 M자 부분의 머리가 엉성해지는 것이 흔히 나타나는 모양이다.남성 탈모의 원인이 대부분 유전적인 데 비해 여성은 후천적인 원인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심한 탈모가 있었던 여성 환자 중 한명은 자기가 일란성 쌍둥이인데도 쌍둥이 자매의 머리숱은 많은 원인이 뭐냐고 물어 설명하기 난감했던 적도 있다. 여성에게 흔한 빈혈, 갑상선 질환 등이 여성 탈모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출산이나 갱년기 등으로 인한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도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밖의 확실한 후천적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성들, 특히 원래 머리숱이 적고 가는 모발을 가진 분들은 평소 유지 관리에 신경을 써야하고 퍼머나 염색도 너무 자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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