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내 머리엔 어떤 스타일의 탈모?

<오준규의 ‘털 털’ 이야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것은 이제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탈모라면 사람들은 ‘원형 탈모’를 떠올린다. 탤런트 서우 김동건 송일국 김서형, MC 김성주, 개그맨 이수근 등 숱한 연예인들이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 탈모가 생겼다고 보도됐다.

원형 탈모는 글자 그대로 동그란 모양으로 털이 빠지는 것이다. 보통 100원 동전 크기로 두피가 보이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연예인들은 아마 촉박한 제작일정에 쫓기면서 작품을 찍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하다.

누구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원형 탈모가 생기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원형탈모가 생긴 사람 중 상당수는 자기가 특별한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과로하는 사람 중에서 원형 탈모가 생기는 비율도 낮은 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은 맞다.

몇 해 전 독일의 과학자들이 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탈모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다. 먼저 쥐에게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다음으로 바닥을 흔들리게 해서 스트레스를 주었는데 두 경우 모두 털이 빠지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말초신경 말단에서 ‘P물질’이라는 특정물질이 분비돼 탈모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P물질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사하면 스트레스를 받아도 털이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없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의학자들은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슷한 방식으로 털이 빠질 것으로 추정한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탈모는 원형 탈모처럼 드라마틱한 모양으로 일어날 수도 있고, 머리를 감을 때 머리털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는 일반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두피가 아프거나 욱신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심한 사람은 손으로 머리카락을 넘기기만 해도 통증을 느낀다.

의학계에서는 스트레스가 탈모의 원인이라는 것이 의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치료제가 곧 나오겠지 하면서 기대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아직 안전하게 이 고민을 해결할 약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쥐털에서의 실험결과가 사람 머리카락으로 바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치료약이 빨리 나오기를 빈다. 현재 증세가 심하지 않은 원형 탈모는 부진피질 호르몬 요법으로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증세가 심하면 쉽게 해결할 치료제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스트레스 때문에 거울 앞에서 원형 탈모를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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