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InsighT 칼럼을 시작하며

 

미국 서북부 몬태나주에 인구 10만명도 채 안 되는 미줄라(Missoula)라는 도시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원도 산골 동네 정도 되는 곳이다. 로버트 레드퍼드 감독, 브레드피트 주연의 “흐르는 강물처럼”의 배경이 됐을 만큼 아늑하고 아름다운 도시다. 10여 년 전, 바로 이곳에 팀원을 이끌고 출장을 왔었다. 미국 IT회사와 손잡고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흔한 추세가 됐지만, 클라우드(웹) 기반으로 EMR을 개발해 미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프로젝트는 (S/W 성공률의 법칙에 부응하여?) 중단됐지만, 美오바마 정부의 EMR 보급정책이 나올 때까지 버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필자가 코메디닷컴에 헬스IT를 중심으로 건강의료산업의 트렌드와 실상을 연재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제일 먼저 연락을 취한 사람이 당시 함께 팀을 이루었던 제프리(Jeffrey Heng)라는 친구다. 싱가폴이 고향인 화교계 미국인으로 실력도 뛰어나지만 성품이 워낙 좋아 그 프로젝트 이후로도 계속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Axiom IT Solutions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나이 마흔이 훨씬 넘었음에도 개발자로 활약하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며칠 전 Skype 메신저로 연락해보니 넷째 아들이 태어나 출산휴가 중이라 한다(헉, 아들이 넷~~~한국과 미국의 IT 사업환경이 이렇게나 다른가?).

자, 이제 본 칼럼의 배경과 취지 및 구성을 소개하려 한다. 칼럼제목이 [가필드의 헬스 Insight]인데, 가필드는 필자의 별명이자 영문 명함용 이름이다. 미국 프로젝트를 할 때 영문 명함에 Garfield Ahn으로 적었다. 가필드 캐릭터야 워낙 유명해서 더 이상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필자의 별명으로 삼은 배경 중에서 건강의학분야와 관계된 이야기를 하나 하고자 한다. 필자는 눈꺼풀이 눈의 절반을 덮는 심한 안검하수를 갖고 태어났다.

KorMedi.com의 의학백과: 안검하수(Ptosis of eyelid)

바로 위의 가필드 캐릭터의 눈과 같다고 보면 된다. 남이 보는 시선이 좀 부담스러워서 그렇지 그다지 불편 없이 살았는데, 군대에 가서 사격훈련을 하면서 이것 또한 장애임을 확실히 알게 됐다. 그리고 ‘장애인의 비애’를 탈출하기 위해 수술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다행히 이마근육연결수술이라는 현대의학의 멋진 기술 덕분에 내 눈은 새롭게 태어났다. 장애를 체감하고 수술을 통해 고치는 과정을 통해 ‘안검하수’ 라는 병에 대한 지식이 비로소 확실한 내 것이 된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IT도 워낙 분야가 방대하고 또한 빨리 발전해서 전공자인 나도 따라가기 버거울 때가 많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뛰어보고 뒹굴어 본 경험에서 나오는 지식과 단순히 구글링(인터넷 google 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작업)해서 얻는 정보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특히 헬스IT는 IT분야와 건강의학이라는, 전문 과학의 융합분야여서 어느 정도의 폭과 깊이가 없이 접근하면 소위 ‘소설’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부끄럽게도 이런 점을 필자도 경험한바, 건강의학분야에 대한 공부를 헬스IT業 10년이 되어서야 시작하게 되었다. 그간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이제 남보다 좀더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 즉 insight를 갖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본 칼럼은 필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겠지만 독자 여러분이 펼치는 연구와 사업을 같이 엮어서 구성할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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