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2

01. 살우의 추억, 그리고 카니발리즘

02. 양과 소, 그들이 미쳐간 이유

03. 한국인 광우병 취약, 사실인가

04. 소고기 섭취량-나이와 vCJD

05.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1

06.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2

07.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3

08. vCJD 발생 전제조건1

09.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1

10.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2

11.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3

12.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13.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2

14. vCJD 발생 전제조건-에피소드

15. vCJD-SRM 30개월 의미1

16. vCJD-SRM 30개월 의미2

17. vCJD 전제조건-뇌조직 섭취

18. ‘달인’과 ‘박 대 박’

19.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1

20.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2

21.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3

 

<원제목> 인간광우병이 발생하기 위한

전제조건들 – 특정 부위 섭취(2) 2008-6-14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도대체 변형프리온으로 오염된 소고기를 얼마나

먹어야 인간광우병에 걸리느냐는 것이다. 물론 건강한 소의 고기만 식탁에 오르게

된다면 이런 고민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재수없게 광우병

걸린 소의 고기를 섭취하게 되었다면 과연 어느 정도까지는 안전한 것일까? 100g?

아니면 1kg? 1톤? 아니면 1g? 1mg? 0.00000001mg?…

단 1g으로도…

때는 1994년 9월, 영국에서 광우병이 한참 소떼를 휩쓸고 다니던 무렵이었습니다.

한 젖소 농장에서 ‘존퀼’이라는 이름을 가진 암소가 주저앉으면서부터 시작된 이

비극은 막을 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1985년 4월부터 시작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1991년에는 25,359마리, 1992년에는 37,280마리, 1993년에는 24,438마리가

새로 발병하여 최고의 피크를 형성하던 시점, 더욱 암울한 소식이 영국 광우병조사위원회에

전해졌습니다.

그때까지 광우병 원인물질인 ‘변형프리온단백질’

가지고 하는 실험은 대부분 마우스나 햄스터를 이용한 실험이었습니다. 워낙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한 번 결과를 얻으려면 5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므로 잠복기가 짧은 특정

마우스나 햄스터를 이용한 것입니다. 실제로 햄스터의 경우 60일 만에 증상을 나타내므로

연구기간을 효과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들은 비록 형질전환을

시켰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소에 대한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실험 결과를 가지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정확히 설명해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얼마만큼의 오염 조직이 광우병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영국 정부는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축우에서의 BSE 공격률에 있어서의 경구접종

용량과 잠복기의 효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1992년 1월 시작된 실험은 그

결과에 관련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각 오염 조직 1g, 10g,

100g을 투여한 그룹과 100g을 3일간 계속 투여한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이 진행되었으며

사용한 조직은 광우병에 걸린 소 뇌 일부분인 ‘연수-빗장’(medulla-obex)

부위 균등질(homogenate)이었습니다. 1994년 9월 실험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미 게임은 끝난 상태였습니다. 이 날 광우병조사위원회에 제출된 실험결과는 참석자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100g을 투여한 소는 물론이고 단 1g을 1회만 투여한 소에서도

광우병 발병이 확실하다는 보고였기 때문입니다.

단 1g이라도 막아라

1g이라는 적은 양을 섭취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지만

실험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1g 뿐 아니라 그 이하의 용량에서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며 그 한도가 0.01g인지 0.000001g인지 알 수 없다는 데서 더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적은 용량으로도 광우병이 전파가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1988년 5월 처음으로 반추동물 사료에 양고기 사용금지 조치를 시행했었습니다.

이를 필두로 같은 해 7월에 반추동물 사료 사용금지, 1989년 11월 식용으로 특정

소 내장육 사용금지, 1990년 9월 동물에게 역시 특정 소 내장육 사용금지, 1994년

6월 반추동물에게 포유류 조직에서 유래한 단백질 급여 전면금지 등 광우병의 유행을

막기 위해 숨가쁘게 고강도의 조치 등을 연이어 시행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료공장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가축들에게 가는 사료가 섞였을

때 교차오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막지 못한다는 점(교차오염은 다른 가축 사료 재료의

남아있는 찌꺼기가 소 사료에 섞이는 것이기 때문에 소량으로만 오염이 됨)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도축과정에서의 오염 가능성도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사료공장과 도축장의 실태 조사를 벌인 끝에 1995년 8월 ‘특정

소 내장육 시행령’(SBO order)을 발효시켰습니다. 주된 내용은 소 두개골에서

뇌를 꺼내는 것을 전면 금지시키고 소 머리고기를 떼어낸 후 뇌와 두개골 전체는

폐기 처분하도록 하는 극단의 조치였습니다. 이 와중에 실험은 계속 진행되어 1996년

2월, 1g을 투여 받은 소의 조직학적 검사가 완료됨으로 광우병 감염이 확진이 되었습니다.

1999년 10월, 모든 실험이 마무리가 되었는데 100g 투여한 경우는 모든 소가 광우병에

걸렸고 10g과 1g을 투여한 경우는 70%가 광우병에 걸렸습니다. 1g 투여한 경우는

잠복기가 45~71개월로 100g 투여한 경우(34~42개월)보다 길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이

채 끝나기 이전인 1998년 2월, 정말 궁금한, 어느 정도의 용량까지 감염이 되는지,

하한선이 어디인지를 알아내기 위한 1g에서 0.001g까지를 투여하는 새로운 실험을

출발시켰습니다.

1mg까지도 걸릴 가능성이 있다

최대의 관심사였던 이 실험의 결과는 위 표에 나타난 바와 같습니다. 둘째 칸에

보시면 각각의 용량에 대해 어느 정도나 감염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1g 미만은 감염률이 확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1g을 먹였을 때 10마리 중 7마리가

걸렸다면, 0.1g을 먹였을 때는 15마리 중 3마리가 걸렸습니다(20%). 10mg과 1mg에서는

각각 15마리 중 1마리(7%)가 걸렸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1mg에서도 소수이긴

하지만 감염소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하의 용량에서는 마우스에 대한 실험결과

등을 놓고 볼 때 감염력이 없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원숭이, 광우병으로 죽이기

소가 광우병에 걸리는 용량은 그렇다 치고 사람이 걸리는 용량은 어떻게 될까?

같은 정도일까? 아니면 많을까? 많다면 훨씬 많을까 조금 많은 정도일까? 사람에

대해서 실험해보면 좋겠지만 일본의 731부대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그래도 사람과 유전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관계에 있는 원숭이에 관심을 돌렸습니다.

원숭이는 감염된 소고기를 먹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혹시 원숭이와 소의 ‘종

간 장벽’의 차이가 높아 감염률이 희박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영국에서 수많은

감염된 소고기를 먹었어도 희생자가 적었던 것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지며 광우병에

대한 시름도 어느 정도 놓을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원숭이 중에서도 우리와 소화기 구조 및 기능이 비슷하고 프리온단백질

129번째 코돈에서 M/M형을 가지고 있는 필리핀 원숭이(cynomolgus

macaques)를 실험 대상으로 뇌에 접종하는 방식뿐 아니라 먹어서 감염되는지를

관찰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200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위 표의 첫 번째 칸에 나와있는데

4살 먹은 원숭이 두 마리에게 각각 5g의 광우병 감염 뇌조직 균등질을 먹였습니다.

한 마리는 섭취한 지 5년 되던 해에 원숭이광우병이 발생하여 증상이 나타난 후 3개월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이 원숭이의 뇌조직을 검사했더니 광우병에 걸린 인간의 뇌와

똑같은 병변을 보이고 있었으며, strain typing에서도 vCJD와 동일한 strain으로

나왔습니다. 나머지 1마리는 논문제출 당시까지 섭취 후 76개월이 지났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숭이를 50% 정도 감염시킬 수 있는 양은 광우병 소의 뇌조직 5g이었습니다.

이 이하의 용량을 주는 실험은 최소 50mg까지로 디자인되어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인간 생체 실험에 대하여…

광우병에 감염된 소의 뇌조직을 먹었을 때 먹은 소의 반절이 감염되는 양이 0.5g,

원숭이는 5g이라고 하면 사람은 어떨까요? 이 데이터에 따른다면 1마리의 감염된

소 뇌조직으로(소 뇌는 500g, 척수는 200g, 합이 700g 정도) 700마리의 소를 감염시킬

수 있고, 원숭이의 경우는 70마리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그래서 사람도 그에 미치지는

못할지라도 꽤 많은 숫자가 감염될 수 있다는 경악스러운 결과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괴담들 뿐 아니라 광우병이 현재도 매우 위험하다고 TV나

언론매체에서 주장하는 몇 사람이 항상 들고나와 이것도 모르냐고 외쳐대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체 실험을 해야 합니다. 불행한 것은

어떤 연구자도 사람에게 직접 50g을 먹일 경우, 5g을 먹일 경우, 0.5g 먹일 경우

이렇게 나눠서 몇 사람 가둬놓고 10년에서 20년을 기다리면서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고안되고 계획된 실험은 아니더라도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행한 무서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계속)

피카소님의 글 21편에 관한 의견(댓글)은 ‘이곳’에 써주시기 바랍니다.

제공 : BRIC 소리마당 집중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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