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아니에요, 바캉스 후유증이에요

휴가는 재충전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휴가가 끝나 갈 무렵이면 ‘바캉스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는다.

열이 난다면 감기 또는 감염병

여행지에서 돌아온 후 2~3일간 가벼운 미열이 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여행지나 승용차, 비행기 안에서의 계속된 에어컨 바람과 바깥 기온의 차이 등에 의한 인후염 등의 바이러스성 감기 때문이다. 기침이나 인후통이 동반될 수 있고 소아는 열만 나기도 한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나 열대 아프리카 여행 후 고열, 오한, 두통, 관절통이 생기면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의 유행 감염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고 있는 경우라면 귀국 후에도 한 달간은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 해외여행에서 귀국한 후 3개월 이내에 발열, 설사, 구토, 황달, 피부 발진 등을 보이면 바로 의사를 방문하여 해외 어느 곳을 다녀왔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전염성 높은 눈병

수영장에서 감염되기 쉬운 유행성 눈병은 세균성이 아닌 바이러스 질환이 대부분이다. 보통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성인은 눈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아이들은 감기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유행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가족 중 눈병 환자가 발생하면 손 씻기, 수건 따로 쓰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좋다. 7~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는 편이나 간혹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눈병도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지면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물놀이 후 생기는 귓병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많이 생기는 귓병은 대부분 물놀이 후 귀를 후벼 생긴 상처로 세균이 감염돼 생긴 외이도염이다. 귓속 외이도 점막이 붓고 통증이 심하며 진물이 흐른다. 항생제 연고와 함께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되므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다.

또한, 여름철에 종종 발생하는 응급상황으로 귀에 벌레가 들어가는 일이 생긴다. 고막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면 귓속에 올리브유, 글리세린을 넣어주는 응급조치로 벌레를 죽일 수 있으나 죽은 벌레는 반드시 병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생체리듬 깨진 탓에 면역력도 ↓

여름휴가 후에는 수면장애나 피로, 입술에 물집이 잡히는 구순염 혹인 구내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수면과 각성 주기, 호르몬 분비주기 같은 생체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휴가 기간 동안 과도한 활동이나 수면 부족 상태로 생체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생체리듬이 깨지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헤르페스 구내염이나 대상포진이 생길 수 있다.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출근 전 1~2일은 집에서 충분히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며 “휴가 후 적어도 3~4일간은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일찍 자는 것보다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사진=Antonio Guillem/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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