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전문가, ‘라돈 침대’ 걱정 말아요!

방사선 전문가가 지난 5월 보도된 ‘라돈 침대’ 매트리스의 측정 결과를 공개하며 국민이 과도한 우려와 반응을 삼가길 당부했다.

방사선 관련 대응 전문 학회인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19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라돈 사건, 전문가가 답한다’ 세미나를 열었다. 발표자들은 라돈 계열 유해 물질을 방출하는 모나자이트 침대가 끼칠 수 있는 건강 위해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

문제는 반감기 짧은 토론…비닐, 환기로 예방 가능

김용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은 ‘토론 특성 및 토론 측정법’ 발표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물질은 라돈(Rn-222)이 아닌 토론(Rn-220)”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라돈의 동위 원소인 토론은 라돈보다 반감기가 짧으며 비닐 등을 통해 99.9퍼센트 저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용재 연구원은 “전문 측정 장비 라드세븐(RAD7)으로 매트리스 수거 환경의 알파선을 측정했다”며 관련 수치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매트리스 표면 2센티미터에서 측정 시 세제곱미터당 1870베크렐인 방사선량 수치는 얇은 이불을 겹쳐 깔면 세제곱미터당 556베크렐 수준, 비닐 커버를 씌웠을 경우 세제곱미터당 6베크렐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했다.

김용재 연구원은 특히 개방된 환경에서 토론이 짧은 반감기를 거치며 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오랜 시간 환기 후에도 라돈아이 등 측정기에 표시되는 수치는 토론이 붕괴되며 남은 인체에 무해한 납(Pb-212)”이라고 말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매트리스 가까이 장기간 노출되지 않았다면 방사선 피폭 위험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진영우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라돈의 인체 영향’ 발표에서 “방사선이 건강에 심각하고 결정적인 위해를 끼칠 때는 짧은 시간 동안 500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됐을 경우”라며 일상적인 저선량 노출은 건강에 확률적으로만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진영우 센터장은 “라돈 피폭과 건강 영향에 관해 방대한 데이터로 국제적 인정을 받은 연구 결과는 폐암 위험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아 백혈병, 갑상선암, 뇌종양 등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 연구는 각 연구마다 방법론과 결론이 달라 과학적 정설로 채택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국민-전문가, 사태 수습 위해 힘 모아야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은 “정부가 범부처 대응으로 사태 수습을 약속했지만 수거 지연, 소통 미흡, 정책 방향 불투명으로 국민의 불안이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정부에게 ▲ 모나자이트 함유 침대 및 유의 제품 분석 ▲ 폐암 장기 역학 연구 필요성 판단 ▲ 방사선 안전 문제를 통괄할 수 있는 모법 신설 등 신속한 수습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기 소장은 “뜻하지 않은 방사선 피폭을 당한 국민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현재 발표된 방사선량은 잠정적 평가이므로 정부의 상세 평가를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방사선 방호 전문가 집단으로서 정부의 사태 수습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강 영향 역학 조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플로어 질문에는 “상세 평가를 통해 방사선량을 확정, 건강에 악영향을 줄 만한 수치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역학 조사 가부부터 따져야 한다는 것.

한편, 이번 사태로 건강 관련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경우 한국원자력의학원 부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kirams.re.kr)를 통해 온라인, 대면 의료 상담이 가능하다.

[사진=SBS]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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