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으로 암 조기 진단한다 (연구)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의료용 문신이 개발 중이다.

스위스의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연구진은 혈중 칼슘 농도를 측정하는 세포를 피부에 주입하는 의료용 문신을 생쥐에게 실험했다. 이 문신은 처음에는 아무런 표시가 나지 않지만, 혈중 칼슘 농도가 높아지면 색이 변한다.

혈중 칼슘 농도는 몇 종류의 암을 진단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 마틴 퍼세네거 박사는 “암 질환 가운데 40% 정도는 혈중 칼슘의 균형이 깨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대장, 폐, 유방, 전립선암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문신은 미세한 고칼슘증도 놓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칼슘 농도가 높아진 상태가 유지되면 주입한 세포가 멜라닌을 분비하여 문신 부위를 검게 만든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연구에 대해 미국 암연구 재단의 제니스 더처 박사는 “깜찍한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고칼슘증이 언제나 암을 조기 진단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신장암은 한참 진행이 되고서야 칼슘농도가 높아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미국 폐 학회의 노먼 에델만 박사 역시 조기 진단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나라면 문신 개발에 너무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퍼세네거 박사는 “발병 초기에 고칼슘증을 수반하는 일부 암의 95%는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며 “오진의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연구진은 아직 동물 시험 단계라는 한계를 인정하면서 5년 안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퍼세네거 박사는 “앞으로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보편적인 시스템’을 10~15년 안에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암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등도 진단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Synthetic biology-based cellular biomedical tattoo for detection of hypercalcemia associated with cancer)는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사진=crystal light/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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