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산모, 건강한 임신·출산 어려워 (연구)

경제적 수준 차이가 임산부 건강과 건강한 아이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산모들이 일반 국민건강보험에 추가 의료급여 혜택을 받음에도 출산 전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일반 산모와의 임신, 출산 환경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임신 관련 격차는 2008년부터 ‘고운맘 카드’ 제도가 시행된 후에도 여전했다.

서울대병원과 울산대학교 의과 대학 공동 연구팀은 2010년 성인 산모 46만1580명의 국민건강보험 서비스 자료를 토대로 임신 관련 격차를 조사했다. 의료급여를 받는 산모는 전체의 0.9%에 해당하는 4244명이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의료급여를 받는 산모는 일반 산모에 비해 모든 방면에서 안 좋은 사례가 더 많았다. 가령, 의료급여를 받는 산모 가운데 산전 관리를 잘 하지 않는 비율(29.4%)이 일반 산모(11.4%)보다 18%가 높았다. 제왕절개, 조기 분만, 임신 중독증의 사례 역시 더 많았다.

저소득층 산모는 초음파 검사 등 산전 진찰을 위한 병원 방문 빈도가 낮고 임신과 출산 중 합병증 발생 비율이 높았다. 적절한 시기에 산전 진찰을 받지 않아 미숙아의 비중이 높고 이로 인해 출산 과정에서도 더 많은 어려움이 나타난다는 것.

이진용 서울대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는 “의료급여를 받는 산모의 상대적으로 긴 노동 시간, 의료 기관 방문을 위한 기회비용 소모 등 경제적 요인, 낮은 교육 수준 등이 이와 같은 결과에 영향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미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정부의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산모의 임신 예후는 여전히 나빴다”며 “임상적 접근뿐 아니라 다른 사회 경제적 원인을 모색하여 임신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Socioeconomic status can affect pregnancy outcomes and complications, even with a universal healthcare system)는 최근 발행된 ‘국제 건강 형평성 저널(International Journal for Equity in Health)’에 게재됐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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