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로 인한 우울감, 트라우마와 비슷 (연구)

내가 지지하던 정치인이 선거에서 낙선했다. 나의 뇌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 UCLA 대학 연구진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낙담한 시민 60명을 면담 조사하고, 기능성 자기공명장치를 이용해 그들의 두뇌를 스캔했다.

연구진은 실망스러운 선거 결과를 떠올리는 것이 수면, 식욕, 집중력 및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구역질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따위의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지 묻고, 선거 후 가족 및 친구관계가 어땠는지 조사했다.

상당수(23%)의 참가자는 입맛을 잃고 잠을 설쳤으며,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쉽게 짜증을 냈다. 반면 어떤(77%) 이들은 똑같이 선거 결과에 실망했음에도 그런 증상을 겪지 않았다.

우울증상을 보인 23%는 선거 후 가족이나 친구들의 위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중요한 두 가지 영역인 중격의지핵과 중앙전두엽피질의 움직임이 미미했다. 반면 선거 결과에 실망했음에도 우울에 빠지지 않은 77%의 사람들은 가족 등으로부터 탄탄한 지지를 받았거나, 두 영역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격의지핵은 도박에서 돈을 따거나, 디저트를 먹는 것 같은 보상에 반응하며,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증상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 중앙전두엽피질은 사람들이 타인과 어울릴 때 활기차게 작동한다.

아드리아나 갤반 교수는 “정치적 사건을 전형적인 트라우마로 간주하진 않지만, 우울을 느낀 이들에게 나타난 증상 중 상당 부분은 공포와 무력감과 같은 외상의 특징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논문(The Role of Mesolimbic Circuitry in Buffering Election-Related Distress)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사진= Dean Drobot/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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