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배운 술, 음주 책임감 높이지 않는다 (연구)

아버지가 고등학생 자녀에게 술을 따라주며 호기롭게 하는 말씀.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지.” 과연 그럴까? 호주에서 새로 발표된 연구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부모들이 미성년 자녀에게 술을 주는 이유는 국적을 불문하고 비슷하다. 부모가 직접 술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을 음주 관련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하지만 그런 기대는 접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연구진은 부모에게 술을 배운 십대들은 다른 곳에서도 마실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성년자에게 술은, 심지어 부모가 주는 것이라도, 해롭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12세 안팎의 아이들 1900명이 18세가 될 때까지 6년간 추적, 관찰했다. 18세가 된 아이들의 57%는 부모를 통해 술을 접했고, 전혀 술에 노출되지 않은 아이들은 20% 남짓에 불과했다.

특히 부모를 통해서만 술을 마신 아이들은 1년 후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과 술을 마실 가능성이 아예 술을 접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두 배나 높았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부모가 자식에게 술을 준다고 해서 아이들이 술을 자제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음주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고 풀이했다.

세계적으로 15~24세 연령대에서 음주는 사망과 장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청소년기의 음주는 알콜 남용이나 중독 등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 특히 위험하다.

리차드 매틱 교수는 “부모가 미성년 자식에게 술을 주는 것이 아이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위험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25일 ‘랜싯 공중위생(The 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되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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