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 흡연 위험 과소평가 (연구)

“우리 할아버지는 매일 담배 두 갑을 태우시고도 아흔 넘게 사셨어.”

음침한 흡연구역에 모여선 골초들의 대화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진부한 스토리다. 사회적인 구박과 의학적인 위협 속에서 ‘위축되지 말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멘트일 게다.

최근 이탈리아 연구진이 18~35세의 젊은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흡연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골초들 역시 오랜 세월 담배를 피우고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이런 사례를 일종의 보증서(reassurance)로 여겼다.

연구진은 흡연자들에게 ‘18세부터 하루 10개비 정도 담배를 피운다면 얼마나 지나서 흡연에 관한 질병에 걸릴까?’라고 물었다.

잇몸 질환, 숨 가쁨 등 가벼운 질환의 경우, 비흡연자들은 1~5년 사이에 발병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흡연자들은 족히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폐암, 심장병 등 심각한 질병에 대해 묻자, 비흡연자는 20년 안팎이라고 답변했으나, 흡연자는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흡연자들이 담배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를 먼 훗날의 일로 여기는 까닭을 ‘인지 부조화’로 설명했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행동의 방식이 다를 때 불안함을 느끼는데, 흡연자들은 그런 불안을 덜기 위해 신념을 바꾼다는 것.

연구진은 “흡연자들이 애써 흡연의 부작용을 과소평가하며 금연을 미루지만, 흡연을 한다는 건 그 즉시 자신의 몸을 해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사진= Milles Studio/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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