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위암 예방 (연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통해 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자극적이고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스트레스 등으로 현대인은 자주 소화 장애를 앓는다. 이런 소화 장애는 가벼운 위염 형태에서 점차 심해져 만성 위축성 위염으로 발전한다. 위축성 위염은 위의 표면인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 대개 만성적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감염으로 발생한다.

위축성 위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위 점막이 장 점막의 형태로 바뀌는 장상피화생이 동반될 수 있다. 이 경우 정상인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무려 10.9배 정도 증가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황영재 교수 연구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통해 위암의 전구 병변인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호전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위암 발생 또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AP&T(Alimentary Pharmacology&Therapeutics)’ 최근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2006년 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상복부 불쾌감, 메스꺼움, 구토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보이거나 위암 정기 검진을 받은 598명의 환자(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음성군 65명,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양성에서 제균된 군 442명, 제균 되지 않은 군 91명)를 대상으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변화를 최대 10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1년, 2년, 3~4년, 5~10년 추적 기간에 따라 위 아랫부분(전정부)과 윗부분(체부)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한 결과, 위축성 위염은 물론 장상피화생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의해 호전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위축성 위염은 제균 후 1년 이내에 윗부분은 물론 아랫부분에서 많은 호전을 보여 헬리코박터 음성군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어졌다. 장상피화생은 위축성 위염에 비해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제균 후 윗부분은 3년 후, 아랫부분은 5년 후부터 헬리코박터 음성군과 차이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로 위축성 위염은 윗부분에서 68.6%, 아랫부분에서 50.0%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상피화생은 윗부분에서 44.4%, 아랫부분에서 33.9%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제균 치료로 위축성 위염뿐만 아니라 장상피화생도 호전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상피화생이 이미 일어난 이후라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위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제균 치료 후 장상피화생이 호전되기까지 위축성 위염에 비해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젊은 나이일수록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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