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심하면 청소년 비행 증가 (연구)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청소년은 거짓말이나 도둑질, 공공 기물 파손, 약물 복용 등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의과 대학 연구팀은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682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9살 때부터 9년 동안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부모에게 자녀들의 거짓말, 도둑질, 학교 빼먹기, 음주, 약물 복용 등 13가지 규칙 파괴 행위에 대해 몇 년마다 목록을 작성하게 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25가지 대기 상태 모니터로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대기 오염 상태를 매일 측정했다.

연구 결과, 대기 오염이 증가할수록 청소년들이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당 미세 먼지가 4.5마이크로그램(㎍) 늘어날 때마다 청소년 비행 비율은 22%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에 비춰볼 때 정부가 대기 상태가 깨끗하다고 말하려면 1㎥당 미세 먼지를 12㎍ 이하로 유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어린이의 4분의 3이 연방 기준을 초과한 대기 오염 지역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저자인 다이애나 유난 연구원은 “이웃의 질이나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 등 청소년 비행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감안했을 때에도 연구 결과는 같았다”며 “우리가 보지 못한 채 마시는 공기가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된 공기는 뇌에 직접적인 독성 효과를 미치거나 신체의 다른 부위에 염증이나 면역 반응을 촉진해 간접적으로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기야말로 가장 중요한 발육 시기로 일탈적 행위의 비율과 정도가 가장 심각한 때이기도 하다”며 “대기 오염이 어른의 뇌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만들어내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Longitudinal analysis of particulate air pollutants and adolescent delinquent behavior in Southern California)는 12월 13일(현지 시간) ‘애브노멀 차일드 사이콜로지(Abnormal Child Psychology)’에 실렸다.

[사진= Luis Molinero/shutterstock]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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