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충격, 장내 박테리아 영향 받는다

충격적인 경험을 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발생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전부 다 PTSD 증상을 보이는 건 아니다. PTSD 발생의 한 원인으로 최근 장내 박테리아를 꼽은 연구결과가 나왔다.

트라우마가 될 법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 중 일부만이 PTSD 증세를 보이게 된다. 특정한 요인들이 이 질환을 부추긴다는 의미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보면 신경전달물질인 ‘뉴로펩티드 Y’의 낮은 수치, 사회적지지 부족 등이 유병률을 높인다.

또 심신의학(Psychosomatic Medicine) 10월호(Vol79)에 보고된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새로운 공동 연구(The Microbiome in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nd Trauma-Exposed Controls: An Exploratory Study)를 보면 소화기관 박테리아의 구성 차이도 트라우마의 취약성을 결정하는 요인일 것으로 보인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신을 쇠약하게 만드는 경험을 한 뒤 우울감, 불안감 등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성인의 6.8%가 인생의 한 시점 PTSD 진단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적지 않은 사람이 PTSD를 경험하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아프리카인 30명의 장내 박테리아를 분석했다. 이 중 18명은 차후 PTSD 환자가 되었는데, 이들은 PTSD 증상을 보이지 않은 나머지 12명보다 방선균, 렌티스페라문, 우미균 등 3가지 박테리아문의 수치가 낮았다.

방선균과 우미균은 미코박테리아,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등 면역조절에 관여하는 많은 미생물들을 포함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콜로라도대학교 크리스토퍼 로리 연구원은 이러한 박테리아의 수치가 낮다는 것은 과잉된 염증 반응의 징후이며 PTSD 위험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직 정확한 기전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반응이 뇌의 소교세포와 연관이 있으며 충격적인 경험과 낮은 박테리아 수치가 과잉된 신경 염증성 반응을 유도할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장내 박테리아의 변화가 PTSD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살피는 다음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Photographee.eu/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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