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액질 생소하지만…생각보다 흔하다

악액질은 ‘나쁜 몸 상태’를 의미한다. 매우 낯선 단어지만 암과 같은 특정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제법 흔한 증상이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근육 위축, 식욕 감퇴, 빈혈, 염증 등이 나타난다. 

소모증후군 또는 카켁시아(cachexia)라고도 불리는 악액질은 근육 상태가 나빠지고 몸이 쇠약해지는 일종의 대사장애다. 주로 암, 자가면역질환, 심장병, 감염병, 당뇨병 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드문 증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성심부전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5~15%, 진행암 환자의 60~80%가 이를 경험한다.

기저질환의 유형에 따라 악액질은 단시간 내에 빠른 속도로 체중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악액질에 대한 의학적 진단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 12개월 이내에 체중의 5% 이상 줄어들 때를 의미한다.  

악액질은 시토카인 분비를 증가시키는 면역계 세포에서 생성된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약리학 및 생리학과 케니스 그루버 교수에 의하면 시토카인은 뇌가 물질대사를 증가시키고 식욕은 감퇴하도록 만든다.

세포 내 물질대사가 상승한다는 의미는 자동차 엔진의 분당회전수(RPMs)가 계속 증가한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다. 분당회전수의 지속적인 증가는 결국 엔진 고장으로 귀결된다. 즉 물질대사의 상승은 여러 장기가 기능을 상실하는 부전 상태로 이어진다.

악액질이 있으면 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몸은 단백질, 지방, 근육조직 등을 공격한다. 골격근 감소가 악액질이 시작됐다는 대표적인 징후다. 하지만 이런 부분보다는 장기기능 상실이 악액질을 치명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만성질환 환자들의 조기사망률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암 환자 조기사망의 3분의1이 악액질의 영향을 받아 일어난다.

악액질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아직 없다. 최근 미국 아이오와대학교가 쥐실험 연구를 통해 허브의 일종인 오레가노와 백리향 등에 든 화합물이 악액질이 있을 때 이론상 이롭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실험결과를 도출했다.

미주리대학교 연구팀 역시 지속적인 동물실험을 통해 시토카인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막는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

당장 환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생활습관의 교정이다. 충분한 영양소 섭취와 지속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단백질이 풍부하게 든 음식을 먹고, 저항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악액질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악화되는 것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출처=Photographee.eu/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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