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속은 여자가 더 잘 안다(연구)

아내나 여자 친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다고 말하는 남성들이 있다. 말과 속마음 사이의 맞물리지 않는 미묘한 간극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여자는 어떨까. 여자는 여자의 속을 좀 더 잘 읽을 수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런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최신 논문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에 대해 연구했다. 상대방의 애매모호한 진술, 얼굴 표정과 자세, 행동 등을 바탕으로 속마음을 추론하는 능력에 대한 연구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연구팀은 여성 304명, 남성 241명 등 17~70세 사이 남녀 545명을 모집했다. 연구팀은 15분짜리 영상을 준비해 실험참가자들에게 이를 보도록 했다.

이 영상에는 중년의 남성과 여성이 각각 2명씩 등장하고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식사를 하는 사회적 상호관계에 초점을 둔 내용이 담겨있다.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연구팀은 45번 이상 화면을 멈추고 실험참가자들에게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생각과 의도, 감정 등에 대해 물었다. 가령 “클리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혹은 “베티는 왜 저런 말을 했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각 질문은 4개의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사지선다형으로 진행됐다. 가령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클리프와 산드라가 등장한다. 클리프는 산드라에게 최근 스웨덴에서 보낸 휴가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한다. 이때 마이클이 등장해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고 산드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산드라는 난감한 표정으로 클리프를 쳐다본 다음, 마이클에게 스웨덴에 가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면을 멈추고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왜 산드라가 이 같은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물었다. 정답은 클리프가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대한 오답으로는 마이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는 답변 등이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영상 훈련법은 자폐증, 경계선 성격장애, 신체인식장애 등을 겪고 있는 환자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데 도움을 준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화면에 등장한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을 잘 읽을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여성의 마음을 잘 읽었다. 남성실험참가자들 역시 미세한 차이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의 마음을 잘 읽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풍부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성별에 따른 친밀감 표시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은 함께 운동을 하거나 게임을 하며 친밀감을 쌓는 반면, 여성은 주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친밀도를 높인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방의 얼굴표정과 감정 상태를 해석하는 능력이 발달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사진=Pressmaster/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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