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 단맛에 둔해진다(연구)

당분 섭취를 줄이고 싶다면 커피를 끊어라.

지난 5월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커피 제품 시장에서 믹스커피의 점유율은 2014년 45.9%에서 지난해 13.9%로 크게 떨어졌다. 최근 몇 년간 당분 섭취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믹스커피’의 소비량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커피도 건강하게 마시고 싶다는 욕구와 달리, 커피는 단맛에 대한 갈망을 부추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코넬대 식품과학부 로빈 단도 교수 연구팀은 커피의 카페인이 단맛을 느끼는 능력을 둔하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이는 실제로 단 음식에 대한 욕구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구결과는 식품과학저널(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됐다.

단도 교수팀은 10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200㎎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다른 그룹은 커피와 같이 쓴맛이 나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두 그룹이 마신 음료에는 같은 양의 설탕을 넣었다.

조사 결과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마신 그룹이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마신 그룹에 비해 음료가 덜 달콤하다고 평가했다. 설탕 음료를 추가로 먹게 했을 때도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마신 그룹은 음료가 덜 달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카페인이 단맛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둔하게 만든 결과다.

단도 교수팀은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데노신 수용체는 졸음을 유발한다. 커피를 먹었을 때 졸리지 않은 것은 카페인이 이 아데노신 수용체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쥐 실험에서 아데노신 수용체가 혀에서 느낀 단맛의 신호를 강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를 억제하면서 혀에서 느낀 단맛도 동시에 억제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결국 당분 섭취를 줄이려면 카페인 섭취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각성 효과를 위해서 커피를 마시는데 카페인이 없으면 무슨 소용일까?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단도 교수팀은 커피에 위약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향기와 맛을 가진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카페인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단도 교수는 마치 파블로프의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는 것처럼 커피의 향과 맛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몸이 각성된다고 설명했다.

[사진=kikovic/shutterstock.com]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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