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감으로 인한 슬픔 ‘주변 도움’이 중요

슬픈 일이 벌어져도 견딜 수 있는 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 덕분이다. 슬픔과 고통을 처리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데, 그 처리방식이 건강해야 빠른 치유의 힘이 생긴다.

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들이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회복력을 앞당기는데 있다. 그리고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꼽는다.

어떤 사람은 슬픈 감정에 빠졌을 때 이를 온전히 혼자 극복해야할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럴 땐 도움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민폐 끼치는 일로 여겨선 안 된다.

소중한 사람을 잃을 때 오는 상실감이 특히 혼자 극복하기 힘들다. 다행히 슬픈 감정을 표출하더라도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자. 그렇다면 현재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건 어떻게 예측 수 있을까.

상실감에 빠진 사람은 허무의식을 드러낸다. 매일 자연스럽게 행하던 일들이 전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억지로 해야 하는 짐처럼 느껴진다. 미국심리협회(APA)에 따르면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 몇 주 혹은 몇 달이 지나도 빨래를 하거나 샤워를 하는 일처럼 단순하고 일상적인 활동이 버겁다면 이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술, 약물, 성관계 등에 대한 집착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깊은 슬픔은 생활을 뒤죽박죽 엉망으로 만든다. 슬픔에 압도당하면 이를 망각할 목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방법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

한시적인 일탈에 그친다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나쁜 행동이 만성적으로 이어진다면 이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건강한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대일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

상실감에 빠질 땐 ‘죄책감’이란 감정도 끊임없이 괴롭힌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생각 혹은 살아있을 때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사실들이 죄책감을 일으킨다. 이 같은 회한과 후회 역시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감정이 들 때 편지쓰기를 권장하기도 한다.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 고인에게 진솔한 편지를 쓰고, 자신의 감정을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은 뒤 작별인사를 하면 죄책감을 더는데 도움이 된다.

자해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주변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슬픔은 간혹 우울증으로 이어지는데, 우울증의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혼자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믿을만한 가까운 사람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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