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만 비만의 주범일까? 살 빼는 팁 9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3년 전 가슴이 뻐근한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 심장근육으로 가는 큰 혈관 중 2개가 막혔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부랴부랴 담배를 끊고 기름진 음식을 절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뱃살은 쉽게 빠지지 않았고 1년 전에는 가슴 통증이 다시 심해져 심장 혈관을 풍선으로 확장해 그물철망(스텐트)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뱃살을 빼지 않으면 관상동맥 우회술까지 받을 수도 있다는 주치의 진단에따라 비만 탈출에 골몰하고 있다. 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을 이전보다 적게 먹고 있는 데도 뱃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단순당, 전분류 탄수화물 섭취 증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방 섭취가 준 대신 단순당이나 전분류 탄수화물 섭취가 더 늘었기 때문이다. 바삭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지방질 음식에 이미 익숙해진 입맛은 그 대용식으로 단 맛과 탄수화물 식품을 찾게 된 것이다. 흰빵이나 흰쌀밥 등 정제탄수화물이나 감자 등 전분류 탄수화물 등이 그 것이다.

2. 배고픔은 일시적으로 해소되지만…

이런 탄수화물 식품은 지방섭취를 줄이는 데에서 찾아오는 배고픔과 허전한 느낌을 일시적으로 없애는데 도움을 준다. 물론 중독 수준으로 탄수화물 음식만 찾게 되면 혈당이 조금만 떨어져도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3. 탄수화물 섭취가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

탄수화물 식품은 지방 식품에 비해 생산과 유통이 쉽고 저렴하다보니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비만치료 전문의 박용우 박사(강북삼성병원)는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높여 인슐린 분비를 급격히 자극하고 당이 지방으로 쉽게 바뀌게 한다”면서 “이런 자극이 반복적으로 생기다 보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게 되고 지방세포에 비축되어있는 지방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되니 결국 체중증가로 이어진다”고 했다.

4. 먹어도 배고픈 단 음식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포만감이 빨리 찾아온다. 따라서 많이 먹을 수가 없다. 하지만 고당질 음식은 고지방음식보다 훨씬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또한 고당질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인슐린 과잉분비와 그에 따른 저혈당이 생길 수 있어 ‘가짜 배고픔’으로 다시 단 음식을 찾게 된다.

5. 지중해식 식단이 대안

비만 탈출을 위해 무조건 지방섭취만 줄이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최근 연구결과들을 보면 지방을 무조건 적게 먹는 것보다는 ‘지중해식 식단’처럼 유익한 지방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심장병 발생이나 재발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지중해식 식단이란 매끼니 채소가 풍부한 식탁에 소고기 등 육류 섭취를 줄이는 대신 닭고기나 생선을 더 많이 먹고, 올리브유, 견과류, 아보카도 같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전체 지방섭취량은 차이가 없어도 포화지방산 대신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먹을수록 심장병 발병 위험이 줄고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적당한 음주 등이 추가되면 질병으로 인한 사망을 크게 낮출 수 있다.

6. 유익한 지방 vs 해로운 지방

지방을 다이어트의 적으로 보는 이유는 지방의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익한 지방은 세포막을 건강하게 해 인슐린 등의 호르몬이 주는 신호를 잘 받아들이고 지방대사를 원활하게 돌려 체중감량에 유리한 조건을 만든다.

반면 해로운 지방은 세포막의 건강을 해쳐 호르몬이나 화학물질의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설탕이나 정제탄수화물의 과다섭취로 인슐린 분비량이 많아지면 인슐린저항성이 더 쉽게 생긴다. 결국 지방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체중은 계속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7. 유익한 지방 섭취를 늘려야

이미 복부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한 상태라면 어떤 식단을 선택해야 할까. 무조건 지방섭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유해한 지방섭취를 피하고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유익한 지방섭취를 늘려야 한다. 즉 지방을 얼마나 먹는가 보다는 어떤 종류의 지방을 섭취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8. 생선, 견과류, 올리브유…

좋은 지방의 대표주자는 오메가-3 지방산이다. 연어, 고등어, 꽁치, 청어, 정어리, 멸치 등 생선류와 아마씨, 아마씨유, 견과류(호두, 아몬드) 등이다. 올리브유로 대표되는 단가불포화지방산도 이에 헤당한다. 단가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들과 함유량을 보면 익스트라버진 올리브유 73%, 헤이즐넛 50%, 알몬드 35%, 브라질넛 26%, 참깨씨 20%, 호박씨 16%, 아보카도 12% 등이다.

9. 다이어트에 좋은 식단 구성법

지방을 무조건 피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생선이나 해산물 등 유익한 지방이 많은 음식을 주로 먹는 게 좋다. 가급적 아침이나 저녁 중 한 끼는 샐러드로 먹고 여기에 연어나 닭가슴살을 얹고 올리브유와 식초로 드레싱을 한다. 육류를 좋아한다면 눈에 보이는 지방은 제거하고 주 2회 정도만 먹는 것이 권장된다. 입이 심심하면 간식으로 호두나 아몬드를 조금 먹어도 좋다.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도록 한다. 매끼니 한 공기 이상 쌀밥을 먹었다면 반으로 줄이고 고기를 섭취한다면 아예 밥을 먹지 말고 채소만 곁들이는 것이 좋다. 빵은 가급적 먹지 않고 면 종류로 끼니를 때우는 것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분 섭취도 줄이고 가공식품에 많은 트랜스지방, 술은 아예 입에 대지 않아야 한다.

[사진출처 : 아이클릭아트]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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