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암 치료, “성인기 성생활 방해할 수 있어”(연구)

어린 시절에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의 치료를 받은 암 생존자들은 나이가 들어 성생활과 관계 만족도가 낮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치료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암 진단 후 5년 이내 생존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이 인체에 완벽히 무해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뇌 종양 치료에 사용하는 뇌 방사선이 장기적으로는 인지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팀이 학술지 ‘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주 고강도의 항암요법을 받은 15세 이하 환자들에서는 연인관계, 성교, 자녀를 낳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낮았다.

소아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긴 인지장애 역시 성인기의 사회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요소는 ‘성심리’다. 어린 시절의 암 치료는 성심리 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주요 연구자인 빅키 레만 박사는 성심리 발달이란 “첫 성교, 헌신적 관계, 자녀 갖기 등 인간의 성생활에 자리한 주요한 국면”으로서 “인간이 비로소 성인이 되었음을 말해주는 단계지만 암 생존자들이 이런 단계에서 만족함을 느끼는지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20~40세에 달하는 소아암 생존자 144명과 소아암을 앓지 않은 대조 집단 144명을 비교 연구했다. 각 실험 참가자는 성심리 발달, 성 만족도, 관계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했다.

조사 결과 암 생존자와 보통 사람 간의 성생활 만족감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암 생존자 중 어린 시절에 신경조직을 파괴하는 정도인 ‘신경독성’이 매우 높은 치료를 받은 사람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생활 만족도가 낮고 자녀를 낳는 비율도 적었다. 즉 암 치료의 신경독성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이후 성인기의 성심리 발달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레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보건담당자는 높은 수준의 신경독성 치료를 받은 환자의 성생활에 대해 평가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들에게 사회심리 치료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아이클릭아트]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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