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없는 태반주사.. ‘암 유발 가능성’ 주장도

태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처방됐다는 사실이 청와대 의무실장에 의해 확인됐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2차 기관보고에서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태반주사 등은) 필요한 처방에 따라 처치가 됐다. 처방에 포함된 부분은 맞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의무실장은 “미용보다는 면역력 증강을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건강에 좋다면 왜 정통의학에선 태반주사 등을 사용하지 않는 걸까.

일부 피부과, 성형외과 등 개원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이러한 주사제 홍보 내용을 보면 마치 ‘만병통치약’ 같다. 태반주사는 간 기능 개선, 갱년기 증상 완화, 잔주름 개선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광고되고 있다. 백옥주사는 피부를 백옥처럼 희고 맑게 만드는 미백효과가 있으며 감초주사는 탄력 있는 피부와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청와대 측이 주장하듯 이 같은 주사제는 피부미용 외에도 피로 감소, 혈액순환 개선 등 미용 외적인 효과들도 있는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미용부터 건강까지 모든 걸 책임지는 만병통치약처럼 광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목적은 역시 미용이다. 미용주사, 회춘주사, 신데렐라주사 등의 명칭이 이미 피부미용과 노화방지를 강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A피부과의원 원장은 이 같은 주사제가 “레이저 시술처럼 피부 잡티, 기미, 주근깨 등을 직접적으로 제거하진 않지만 피부 건강을 돕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미용 차원의 효과가 확실하다는 주장이다. 부작용도 거의 없어 안전성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통의학에서는 이 같은 주사시술이 횡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태반주사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들이 매년 받는 연수교육 과정에 태반주사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연수교육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즉 태반주사 등은 적절한 치료법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 대학병원은 태반주사를 처방약으로 등록하려다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를 수익 목적으로 처방하려 한다는 내부 반발을 사며 취소하기도 했다.

한국태반의료연구회와 대한태반임상연구학회 등도 태반주사가 과학적 검증 없이 만병통치약처럼 광고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아직 태반의 효능을 뒷받침할 만한 임상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효과와 안전성을 주장하는 현재까지의 근거는 표본이 매우 작을 뿐 아니라 단기적인 효과만 확인했을 뿐 중장기적인 차원의 효과까진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부 개원가와 제약사에서 주장하는 효과의 상당 부분은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주사를 맞고 피부 탄력이 향상됐다고 느끼는 것은 일시적인 보습작용 덕분으로, 운동한 뒤 목욕할 때 나타나는 효과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인 것이다. 특히 장기적인 차원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점이 큰 문제다.

태반관련 의약품은 아미노산 제제이지만 허가받은 효과에 따르면 갱년기 증상개선 등 호르몬제제와 비슷한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향후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B대학병원 가정의학과의 한 교수는 “태반 치료의 부작용이 미래에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근종,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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