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인류 단백질 섭취위해 동물과 경쟁했다

현대 인류는 감정노동,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하지만 최초 인류에겐 정신적 스트레스보다 육체적인 고통이 컸다. 하루하루 생존문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자들이 첫 인류가 정착했던 지역을 조사한 결과, 육식동물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애써온 흔적이 발견된다.

유인원과 오늘날 인간의 모습이 섞인 형태인 초기인류는 탄자니아 올두바이 계곡에 서식했다. 이곳에서 먹을 음식, 물, 그늘이 있는 은신처 등을 찾아다니며 생활했다.

미국 럿거스대학교 지구과학과 게일 M. 애슐리 교수에 따르면 탄자니아에 거주한 초창기 인류는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는 돌을 도구로 사용했다. 애슐리 교수는 “그들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인생이 고단했다”며 “다른 육식동물들과 음식을 놓고 서로 끊임없이 경쟁을 벌여야 했다”고 말했다.

애슐리 교수팀은 초기 인류가 거주한 장소에서 다양한 흔적들을 찾아 당시 서식지 환경을 복원했다. 이처럼 복원된 지도는 향후 인류학자들이 초기 인류의 생김새와 살아가는 방식 등을 연구하는데 지속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기 인류가 영양소(특히 단백질)를 공급받기 위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확인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인류학자 메리 리키가 1959년 수천 개의 동물 뼈와 석기를 이 지역에서 발견하면서 올두바이 계곡은 인류의 첫 서식지로 알려지게 됐다. 이후 수십 년간 학자들은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탄소동위원소 분석을 하면서 당시 인류의 삶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이 지역이 민물, 습지, 삼림지대, 초원 등으로 구성돼 있었단 점을 발견했다. 애슐리 교수는 “초기 인류의 흔적을 분석해 각 지역에 어떤 식물들이 살았는지 추정이 가능하다”며 “서로 다른 초기 인류 두 종의 뼈가 발견된 지층 토양을 분석함으로써 당시 환경을 지도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와 ‘호모 하빌리스’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 두 종이다. 두 종 중 호모 하빌리스의 뇌가 좀 더 컸고, 뼈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웠다. 두 초기 인류의 키는 137~167㎝ 정도에 달했고, 수명은 30~40년가량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그늘이 드리워진 삼림지대에는 야자나무와 아카시아나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이곳에 인류가 완전히 정착하는 생활을 하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인류의 골밀도를 통해 유추해봤을 때 이들은 주로 육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주변을 경계하면서 나무 위를 떠돌며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을 먹이로 삼는 경쟁자인 사자, 표범, 하이에나와 같은 사나운 동물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였기 때문에 안전상 나무 위에서 식사했다는 설명이다. 인간의 뇌는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는데, 이러한 진화과정이 일어나려면 단백질 보충이 중요하다.

즉 인류는 직접 사냥을 하거나 동물 시체를 주워 육식을 섭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육식동물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하며 지구상 가장 뇌가 발달한 동물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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