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이면 단순장난과 범죄행위 구분한다

어린 아이들은 욕이 나쁜 말인지 모르고 추임새처럼 쓴다. 나쁜 행동과 좋은 행동에 대한 분별력이 어른들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미성숙한 미성년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8살이 되면 대략 단순 장난과 도덕적으로 부도덕한 행위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아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어른과 동일한 도덕적 잣대로 책임을 묻지 않는다. 단 일부 국가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편이다. 어린 나이부터 ‘형사책임을 질 나이’라는 법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가령 영국은 10살, 미국은 7살이면 형사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라고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14세 이상에게 형사처벌을 가하고, 벨기에는 16세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형사처벌 연령과 관련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편이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강력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반면, 연령을 낮추는 방침의 실효성을 기대키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논쟁이 해결과제로 주어진 가운데,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연구팀이 아동이 범죄행위를 인식하는 기점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맥콰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8살 아동은 10대 청소년이나 성인들만큼이나 범죄행위의 심각성과 단순 장난의 차이점을 잘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형사법상 책임 소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연구팀은 8살, 12살, 16살, 20살에 해당하는 중산층 아동부터 성인까지를 대상으로 폭력, 약탈, 절도, 방화 등과 관련된 삽화들을 보여주는 연구를 진행했다. 삽화 속에 등장하는 가해자의 나이와 성별은 실험참가자들과 동일하게 설정했다.

그리고 실험참가자들 중 절반은 범죄행위에 버금가는 내용이 담긴 삽화를 보여줬고, 나머지 절반은 짓궂은 장난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여줬다.

가령 범죄행위 관련 삽화는 “에린이 공원을 걷다가 식수대 옆에 사람이 있는 걸 발견하고 때리기로 결심했다. 에린은 그 사람에게 다가가 얼굴을 식수대로 들이밀고 얼굴과 몸을 수없이 주먹으로 가격했다”는 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장난과 관련한 삽화는 뒷마당에서 신문에 불을 붙인 뒤 재빨리 쓰레기통에 넣는 상황 등을 제시했다.

실험 결과, 8살 아이들은 다른 연령대의 실험참가자들처럼 단순 장난보다 범죄 행위가 더 나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집어냈다. 또 범죄와 같은 불법행위가 처벌을 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인식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볼 때 아이들은 범죄행위와 단순장난을 잘 구분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는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나이를 결정하는데 참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는 ‘법과 범죄심리(Legal and Criminological Psychology)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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