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혹은 걸렸던 사람, 역시 식습관이….

 

암 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현재 암이 진행 중인 사람이라면 그 누구보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암 생존자들은 암에 한 번도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도 못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연구팀이 암 생존자 1500명과 암에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 3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암 생존자란 암으로부터 완치된 사람, 현재 암이 진행 중인 상태의 환자 등을 전부 포함하는 의미다.

연구팀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 생존자 중 국가가 권장하는 식이요법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식이요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혜택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해당 대학의 버밍햄 암센터 연구팀은 “과거에는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에게 집에 가서 잘 쉬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으라고 조언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암 환자들이 대부분 5년 이상 생존한다. 이제는 생존의 기회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 환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좀 더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기간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쁜 식습관과 암 위험률은 상관관계에 놓여있다. 암 생존자들이 왜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암에 걸리기 전에는 그보다 못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원체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 개선한 식습관 역시 여전히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암 생존자 100명 중 47명꼴로 권장식사지침을 따르고 있었다. 이는 암에 걸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 낮은 비율이다.

또 암 생존자의 상당수는 채소와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지 않았으며, 지방, 당분, 알코올, 소금, 포화지방산 등의 소비량은 높았다. 비타민 D, 비타민 E, 칼슘, 칼륨 등의 일일 섭취 권장량도 지키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대장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폐암 생존자들이 가장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 유방암 생존자들은 상대적으로 좀 더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암 종류에 따른 증상, 치료 과정에서의 부작용,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식습관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조언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환자들은 의사의 말을 가장 잘 수용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번 연구는 ‘암(Cancer)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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