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전담의 배치 환자 생사에 큰 영향

 

메르스 사태가 남긴 교훈 중 하나는 병원 중환자실 내 전담 전문의 배치 여부가 환자의 생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한 대학병원이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배치하자 환자 사망률과 평균 재실일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중앙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병원 중환자실에 중환자 전담 전문의를 배치한 뒤 6개월간 외과계 중환자실 관련 주요 지표를 분석한 결과, 사망률은 11.6%에서 7.1%로 4.5%P, 평균 재실일수는 4.9일에서 4.3일로 12.2% 각각 감소했다. 반면 입원환자 수는 14.5% 늘었다.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서도 수도권 주요 병원의 중환자실 사망률은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은 “중환자 진료의 질이 적정한 의료인력 배치, 특히 전담 전문 의사의 유무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으로 풀이했다.

중환자실에서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세균이 온 몸에 퍼지는 패혈증이다.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가 있으면 환자는 패혈증 초기 단계부터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최근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연구결과에서도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가 있는 병원의 패혈증 사망률은 18%에 그쳤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의 패혈증 사망률은 41.6%나 됐다.

중앙대병원 중환자진료센터장인 고신옥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급성기 중환자 치료 효과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환자 상태의 변화를 조기에 파악하고 즉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중환자의학 교육과 임상경험이 많은 전담 전문의가 중환자실에 있어야 그러한 역할을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병원은 지난해 국내 중환자 분야 최고 전문가인 연세대 의대 고신옥 교수를 중환자진료센터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고 교수는 연세의대 마취통증의학교실 주임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장, 아시아태평양중환자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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