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다, 퍼먹다…여자는 왜 식욕 절제가 힘들까

 

여성과 남성은 과연 다른 존재일까. 생물학적인 성 개념에 있어서는 남녀 사이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회적 의미의 성(性)인 ‘젠더’의 관점에서는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류이론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성별 차이보다는 각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신체적 차이가 젠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성별에 따른 육체적 차이가 있고, ‘젠더 고정관념’이 많은 사람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러한 신체적 차이와 인식이 다이어트를 대하는 남녀 간의 자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뇌 활동의 차이가 남녀 간의 식욕 차이를 결정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식욕을 절제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에게 단식을 하도록 요청한 뒤 좋아하는 음식을 앞에 놓고 그들의 뇌를 촬영해본 결과다.

그렇다면 왜 여성이 남성보다 식욕을 절제하기 힘든 걸까. 과학자들은 대체로 그 이유를 남녀 간의 호르몬 차이에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여성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체내에 지방을 축적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체지방이 많아야 임신했을 때 태아를 잘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중에 대한 인식 차이는 젠더 고정관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체내에 지방을 축적해야 한다는 본능을 거스르고, 날씬하고 잘록한 허리곡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살이 찌면 안 된다는 생각은 체중변화에 민감해지고 쉽게 좌절하거나 우울해하거나 식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이어트로 인한 우울감이나 짜증은 ‘감정적 식사’를 부르기도 한다. 감정적 식사는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군것질을 하거나 폭식을 하는 행동이다. 남성중에도 감정적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남성은 축구를 한다거나 농구를 하며 활발히 몸을 움직이는 반면, 여성은 신체활동량이 적다. 신체활동이 많아야 스트레스를 통제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적은 신체활동이 감정적 식사를 제어하기 힘든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 실패에 대한 죄책감은 극단적인 접근법으로 이어진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이 하루 종일 고칼로리 식사를 하는 실수를 했다면, 다음 끼니를 건강하게 챙겨먹자는 생각을 하기보다 그 자리에서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남녀의 식습관과 체중에 대한 인식 차이는 생물학적인 성차와 젠더 고정관념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 또 여성 스스로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나쁜 다이어트 방법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무엇보다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의식으로 체중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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