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산채로 회 뜨지 마라… 고통 느끼고 기억

 

통증에 인식적으로 반응

요즘 낚시는 캐치 앤드 릴리즈가 대세다. 예전에는 잡은 고기를 어망에 보관했다가 집에 가져가서 요리해 먹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물고기를 잡는 재미만 느낄 뿐 잡은 뒤 바로 방생을 한다.

캐치 앤드 릴리즈를 할 때 바늘에 달려 올라온 물고기를 보면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바로 물속으로 놓아준 물고기가 다시 낚시 바늘을 무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럴까. 소리도 못 내고 얼굴 표정도 없지만, 물고기도 물리적 고통에 대해 반응하고 또 고통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 동안 관련 학계에서는 물고기 같은 동물이 사람 같은 통증을 느끼는지, 아니면 무의식적인 반사작용만 있는 것인지가 논쟁거리였다.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팀은 수조 속 금붕어의 절반에는 진통제(모르핀)를 주고, 나머지 절반에는 가짜약(식염수)을 준 뒤 몸에 히터를 부착해 온도를 올렸다. 몸에 부착된 히터는 일정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멈추게 돼 있어 금붕어 몸에 화상을 입힐 정도는 아니었다.

연구팀은 원래 모르핀을 맞지 않는 물고기들만 고통을 느껴 꿈틀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두 그룹 금붕어 모두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자 꿈틀거리며 고통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차이는 히터가 꺼진 뒤 나타났다. 모르핀을 맞은 금붕어들은 히터가 멈추자 종전처럼 자유롭게 수조를 돌아다니며 모이를 먹었다. 반면 모르핀을 맞지 않은 금붕어들은 경계하는 것 같은 태도로 한 쪽에 몰려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의 조셉 가너 박사는 이에 대해 “온도가 올라가는 통증에 대해서는 두 금붕어 그룹 모두 자동반사적으로 행동하게 되며, 차이는 모르핀을 맞은 금붕어는 고통스런 경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만, 고통을 경험한 나머지 금붕어들은 방어 태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금붕어가 고통에 신체적으로도 반응할뿐더러 이를 인식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금붕어가 고통에 반사적으로 또 동시에 인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내용은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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