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는 정말 정력 셀까? 탈모, 속설과 진실

 

탈모치료제를 먹으면 성기능에 문제가 생길까? 남성들에게는 성기능과 탈모 모두 포기할 수 없는 민감한 문제이다. 탈모치료와 성기능을 둘러싼 속설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1. 탈모치료제를 먹으면 정력이 감소한다?

탈모치료제를 먹는다고 모두가 정력이 감소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경구용 탈모치료제인 아보다트의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4년간 아보다트를 복용한 712명의 환자 중 성욕감소는 1%, 성기능 이상은 0.5% 정도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수치가 이처럼 부풀려져 보편적인 사실처럼 된 것일까?

피부과 전문의 김택훈 원장(맥스웰피부과)은 “이는 탈모치료제가 남성호르몬의 대사를 억제한다는 점 때문에 생기는 오해”라고 말한다. 남성호르몬을 억제한다고 하니까 복용 시 남성의 성기능까지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타스테리드’ 등의 경구용 탈모치료제는 남성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변형돼 생성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를 억제하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증가, 음경 및 음낭의 성장, 남성화 음모와 겨드랑이 털, 정자 형성과 같은 정상적인 남성 기능에 필수적이지만 DHT의 경우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2. 대머리인 사람은 정력이 세다?

대머리인 사람이 정력이 세다는 속설은 사실일까?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다. 이 중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더욱 강력한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면서 탈모를 유발한다.

이때문에 탈모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안드로겐의 양이 많고, 정력도 셀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를 억제하는 남성형 탈모치료제가 남성기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분명한 것은 대머리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안드로겐 양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김택훈 원장은 “대머리와 정력, 성기능은 관련이 없으며, 대머리로 서러움을 느낀 사람들이 정력이 세다는 것으로 위안받고 싶어 만든 속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3. 탈모치료제를 먹다가 멈추면 머리가 더 빠진다?

탈모치료제의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더 심해진다는 속설도 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남성형 탈모증의 경구 치료약제인 ‘두타스테리드’ 혹은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치료 중지 시 재성장된 모발은 약 12개월에 걸쳐 서서히 약물 복용 전으로 돌아간다. 재 성장된 모발로 인한 이미지에 익숙한 환자들이 약 복용 중지 후 탈모가 더 심해졌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투약을 중지한다고 해서 복용 이전보다 탈모가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이 경구 치료제들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돕는 5알파환원효소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탈모를 치료한다. 이중 두타스테리드 성분은 5알파환원효소 1,2형을 모두 억제하고 정수리 탈모뿐 아니라 앞머리 탈모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는 탈모 초기부터 규칙적으로 해야 효과적이며, 탈모의 치료에는 전문적인 진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김택훈 원장은 “온라인상의 정보만 믿고 비의학적인 치료를 선택해 경제적인 손실과 실망감을 얻을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호도와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의학적인 치료법(먹는 약, 바르는 약)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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