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줄어든 지방, 어디로 사라지나

 

다이어트는 체내에 필요 이상 축적된 지방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줄어든 지방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유산소 운동을 하면 흔히 ‘지방을 태운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래서 상당수의 건강 전문가들은 지방이 열이나 에너지로 전환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호주의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사실상 대부분의 지방은 숨을 쉬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빠져나간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물리학자 루벤 미르멘 박사는 “호흡을 통해 내뿜어진 지방은 공기 중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했다.

연구팀은 지방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방 원자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지방의 84%가 이산화탄소로 전환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머지 16%는 땀, 소변, 눈물 등의 액체 형태로 빠져나간다.

지방이 호흡하는 사이에 공기 중으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은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생소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이 의사, 영양사, 개인트레이너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문가들의 절반이 지방이 에너지로 전환된다고 응답했다. 또 남은 인원의 대부분도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거나 지방이 빠져나가는 메커니즘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공동 저자인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앤드류 브라운 교수는 “체중이 줄어드는 대사과정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처럼 무지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방은 어떻게 이산화탄소로 바뀌는 걸까. 지방은 산소, 수소, 탄소로 구성돼 있는데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산소와 결합하면 이산화탄소와 물의 형태로 바뀐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는 날숨으로 빠져나가고 물은 땀이나 소변 등의 형태로 배출되는 것이다.

지방이 이산화탄소로 전환되는 과정은 이와 같은 화학 반응을 거쳐 일어나지만 전문가 집단조차 이러한 산화 반응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심지어 지방이 대변으로 빠져나간다거나 근육으로 변한다는 상식 이하의 답변을 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전문가들이 지방이 어떠한 형태로 몸에서 빠져나가는지 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산소 운동을 통한 격렬한 호흡이 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지 보다 정확히 설명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연구팀은 호흡하는 양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호흡 속도를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호흡을 빨리 하다보면 과호흡으로 현기증, 두근거림, 의식상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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