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킬러’, 때론 잡아먹고 때론 자살 유도

 

암세포를 죽이는 특정 단백질과 단백질 분해조절 효소가 암 종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를 죽인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차의과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팀은 단백질 분해조절 효소인 ‘HAUSP(herpes virus-associated ubiquitin-specific protease)’와 암 사멸 단백질인 ‘Annexin-1’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고형암과 혈액암에서 이 기능이 다른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 분석방법을 이용해 HAUSP가 과도하게 발현된 세포주에서 Annexin-1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nnexin-1은 HAUSP 효소에 의해 조절돼 암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이어 HAUSP과 Annexin-1의 상관관계를 악성종양인 고형암 세포와 비고형암인 혈액암 세포에서 각각 관찰했다. 그 결과 HAUSP이 Annexin-1의 발현을 조절해 고형암에서는 암세포가 자살하도록 만들고, 혈액암에서는 암세포를 몸 안에서 제거하는 대식작용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데 관여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백광현 교수는 “암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단백질 분해조절 효소 HAUSP와 Annexin-1 단백질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최초의 연구결과”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시작과 그 동안 암 치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온 맞춤형 암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세포사멸과 질병(Cell Death & Disease)’에 지난 19일 게재됐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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